'아수라', '서울의봄' 그리고 '맥베스'…황정민 "거듭 욕망의 끝 향하는 이유는" [MD현장] (종합)

이승길 기자 2024. 5. 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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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맥베스' 황정민 /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연극이란 작업은 저에게 힐링의 시간이자 공간입니다." (황정민)

배우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이 무대로 돌아왔다. '맥베스'로.

연극 '맥베스'의 기자간담회가 10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양정웅 연출, 배우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맥베스'는 샘컴퍼니가 연극 시리즈 여섯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등 국내 연기력 최강자라 손꼽히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연출은 세련된 미장센과 현대적 언어로 고전 해석에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는 양정웅이 맡았다.

연극 '맥베스' /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연출자인 양정웅은 "'맥베스'는 개인적으로 내가 20년 만에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당시에는 동양적인 재해석 시도를 했는데, 이번에는 황정민-김소진-송일국을 모시고 정통에 가깝게, 셰익스피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볼 생각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양정웅은 "내가 워낙 함께 하게 된 이 배우들의 팬이다. 황정민이 평소 '맥베스'를 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듣고, 황정민이 최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소진은 작품을 보면서 너무나 멋진 배우고, 딕션, 화술의 묘미를 살리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송일국은 샘컴퍼니 대표가 추천했는데, 듣는 순간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주몽' 때부터의 올곧은 캐릭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생각에 동의를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황정민은 "'맥베스'는 한 마을의 영주였는데,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 때문에 탐욕,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쉽게 설명하면 구청장이었는데 대통령이 된다는 말을 듣고 탐욕의 끝으로 향하는 인물이다. 몇 백 년 전 셰익스피어가 요즘에도 통할 수 있는 이야기로 소통을 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며 "수많은 분들이 '맥베스'라는 이 작품을 오마주했고, 재창작했다. 그만큼 함축되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함축적이기 때문에, 또 해석하기도, 공부할 거리도 많은 작품이다. 그래서 '맥베스'를 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황정민은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타이틀롤이라는 자체가 부담이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내게 더 중요한 것은 연극이라는 작업을 할 때 개인적으로는 힐링의 시간이자 공간이라는 점이다. 너무나 행복하다"며 "물론 영화를 찍을 때도 행복하지만, 또 다른 결을 느끼게 된다. 오로지 배우로 느끼는 행복함, 힐링, 관객과의 소통, 매 회차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점 등. 그래서 부담보다는 관객을 만나고 싶은 기분 좋음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부담이 덜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흥미로운 질문도 있었다. 황정민이 영화 '아수라', '서울의 봄'에 이어 또 다시 욕망의 끝으로 달려가는 인물을 또 다시 연기하게 된 이유였다. 이에 황정민은 "김성수 감독의 작품인 '아수라', '서울의 봄'에서도 인물들이 욕망의 끝을 향해 달린다. 어쩌면 김성수 감독이 '맥베스'를 보고 따라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왜냐면 '맥베스'는 그만큼 레퍼런스가 되는 백과사전 같은 작품이니까 그렇다. 김성수 감독도 내가 '맥베스'를 한다는 것을 참 좋아하시더라"며 "사실 하면 할수록 어렵기도 하다.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를 여러 번 해왔는데, 이번에는 또 다르게 보여줘야 하니까. 나에게도 공부가 되고, 기대가 되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연극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5주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연극 '맥베스' /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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