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러 안 오지, 세입자 없지” 아파트, 입주율이 ‘뚝'.. “당분간 어렵다”
미입주 사유.. “세입자 미확보” 3개월째 비중↑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이 60%대로, 전달보다 떨어지며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입주율 모두 저조했는데 특히 대구나 부산·경상도 지역은 60%에도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국적인 입주율은 지난 1월 72.1% 이후 4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기존 집을 팔지 못하면서 아파트 대금을 치르지 못하는 분양계약자가 많은데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전세금을 마련하는게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집주인이 늘어난게 주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업계에선 입주율은 저조해지고 미분양까지 적체되면서 주택사업자들의 자금 부담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인 720여개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3.4%로 전월 대비 5%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는 2023년 2월 (6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파악됐습니다.
아파트 입주율은 해당 월에 입주기간이 끝난 아파트 분양 가구 중 입주를 마쳤거나 잔금을 납부한 가구의 비중을 뜻합니다. 입주율이 떨어지면 잔금을 치르지 못한 계약자가 늘어났다는 것으로, 주택사업자의 자금 회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도권이 77.6%로 3.0%p 하락했고, 5대 광역시의 경우 62.5%로 8.4%p 내렸습니다.
기타 지역도 58.8%로 3.2%p 하락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아파트 입주율이 하락세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에선 지역별로 입주율이 엇갈린 양상을 보였습니다.
서울은 86.2%로 1.0%포인트 상승했지만, 인천·경기권은 5.0%포인트 내린 73.3%를 나타냈습니다.
지방에서는 대구·부산·경상권이 57.0%로 주산연이 2017년 6월 이래 가장 낮은 입주율을 기록했습니다. 지방 역시도 입주율 변동 폭은 달라, 제주는 전달(59.2)보다 12.1p 오른 71,3을 보였습니다.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과 ‘세입자 미확보’가 나란히 3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입주하지 못한 분양계약자 가운데 3분의 1은 주택시장 위축으로 인해 기존 보유한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잔금을 치르지 못했고, 또 다른 3분의 1은 전세 등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로 풀이됩니다.
특히 ‘세입자 미확보’ 비중은 지난 1월 14.9%, 2월 16.1%, 3월 23.6% 등 올해 들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잔금대출 미확보’는 21.4%, ‘분양권 매도 지연’은 3.6%로 각각 조사됐습니다.
주산연은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 따라 전세가도 높은 편이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세입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여 ‘세입자 미확보’’ 비중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5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9로 전월보다 3.6p 올랐습니다. 전월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에 갇힌 상황입니다. 입주전망지수는 지난해 10월 92.4에 달했으나 한달 뒤인 11월 72.9로 20p 가까이 추락한 바 있습니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치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입니다.
수도권이 85.9로 전월보다 5.4p 하락한 반면, 광역시는 80.5로 9.8p 올랐습니다. 도 지역은 75.2로 2.2p 상승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특히 서울(94.8)이 7.9p 하락하며 100선 아래로 내려갔고 경기는 83.7로 7.7p, 인천이 79.3으로 0.7p 하락했습니다.
수도권은 지난달 큰 폭 상승한 여파로 인해 이달 들어 조정을 받은 것으로 주산연은 해석했습니다.
세종은 전달보다 19.5p 급등한 92.8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세종시에 아파트 8,72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 등이 나오면서 주변 인프라 개발 등을 통한 호재를 기대하는 주택사업자 등의 긍정적 심리가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는 83.3으로 전달(78.9)보다 4.4p 올랐습니다.
주산연은 “최근 신혼부부·출산가구를 위한 대출 완화로 젊은 층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고,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지난 4월 정부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이나 신생아 출산가구 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 등 부동산 활성화 노력을 펼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은행권의 종전 전세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혹은 대출 갈아타기 특례대출 공급 등으로 증가한 가계대출 잔액 관리 예정 발표로 인해 주택 구입이나 전월세 자금을 위한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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