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교분" "정치인 자리매김" 尹, 한동훈에 '경고'인가 '덕담'인가
덕담 건네며 갈등설 수습 분석…의례적 표현에 그쳤단 시선도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20년 넘게 교분을 맺어왔다. 언제든 만날 것." "정치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정치인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 대한 질문에 나오자 어색한 미소와 함께 잠시 뜸들이며 이같이 대답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의 인연을 강조하며 정치인 한동훈의 앞길을 응원하며 덕담을 건넸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여전히 자신의 그림자 안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홀로서기’를 견제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9일)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과 관련한 2개의 질문을 받았다. 첫 번째 질문은 ‘총선 전 참모를 통해 한 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적이 있는지, 왜 그랬는지, 잘못 알려진 게 있다면 바로 잡아주시고, 한 전 위원장과 과거에 비해 소원해졌는지’였다.
윤 대통령은 대답 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잠시 뜸을 들인 뒤 "비서실장, 원내대표, 한 전 위원장이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바로 그 문제는 오해를 풀었고 해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은 정치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질문은 ‘한 전 위원장과 오찬이 불발된 이후 따로 연락했거나 연락이 온 적이 있는가. 차후에 만남을 다시 할 계획이 있는가’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을 언제든 만날 것"이라며 "선거 이후 본인도 많이 지치고 재충전도 필요한 것 같아서 부담을 안 주고 기다리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든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검찰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 법무부 장관에 한 전 위원장을 깜짝 발탁하며 그를 향한 신뢰를 보였다. 총선을 앞두고 김기현 전 대표 사퇴로 당이 위기에 처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것도 한 전 위원장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윤 대통령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행보였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당을 이끌면서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한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윤 대통령에게 예민한 사항을 두고 ‘국민 눈높이’를 이유로 대통령실과 온도 차를 보이면서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질문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한 전 위원장 사퇴요구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총선 과정에서 이같은 두 사람의 신경전은 지속됐다. 비례대표 공천, 일부 친윤 의원의 공천 취소 등이 원인이었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의 식사 제의를 한 전 위원장이 거절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건강을 이유로 윤 대통령의 식사 제안을 거절했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당직자들과 회동을 이어가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만남은 추진되지 않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우선 정치인 한동훈을 응원하면서 덕담을 전하며 ‘윤-한 갈등설’ 수습을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 권력으로 평가되는 한 전 위원장의 갈등은 여권에 좋지 않다"며 "윤 대통령이 유화적인 메시지로 한 전 위원장과 갈등설 수습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동훈계로 평가되는 조정훈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조 의원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대통령 쪽에서는 가장 폭넓게, 너그럽게 말씀하신 것 같다"며 "한 전 위원장이 가장 고마워할 사람은 당연히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반대의 시선도 있다. 20년 이상의 교분, 언제든 만날 것이란 메시지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경고란 분석이다. 20여년 동안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의 상급자였다. 두 사람의 인연을 강조한 것은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상하관계를 연상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정치인으로서 기회를 준 것도 윤 대통령이란 점도 강조한 것이란 시선도 있다.
다만,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에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모두가 집중하는 기자회견에서 의례적인 표현으로 덕담을 건넸다는 것이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를 향한 친윤계의 비판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찐윤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해 "오로지 당사자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제가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고 결심한 근저에 공관위원으로서 책임감이 있다"며 총선을 지휘한 한 전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정상화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만큼 두 사람이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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