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픈 비타민 주사·도수치료에… 실손보험 2조 적자

박정경 기자 2024. 5. 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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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지난해 2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손익이 2021년 2조8581억 원에서 2022년 1조5301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2조 원에 육박한 것은 손해율과 비급여 보험금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후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 영향인데, 보험업계는 호흡기 질환 유행에 편승해 비싼 비급여 주사제를 과잉 처방하는 병원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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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적자폭 4437억 증가
비급여 지급 보험금 8조126억
비싼 주사제 과잉 처방 늘어나
3세대 실손 손해율 137% 최고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지난해 2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주사’로 대표되는 각종 주사 처방과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2023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 손익은 1조9738억 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 대비 4437억 원 늘었다. 보험 손익은 보험료 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제외한 액수다. 지난해 생명보험사의 실손보험 분야 이익은 전년 대비 500억 원 감소했고 손해보험사의 경우 손실이 전년 대비 3937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료 수익은 9.5% 증가한 14조44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손보험 손익이 2021년 2조8581억 원에서 2022년 1조5301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2조 원에 육박한 것은 손해율과 비급여 보험금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03.4%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이 보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100%를 초과하면 실손보험을 팔아서 보험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손해율은 3세대가 13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4세대(113.8%), 1세대(110.5%), 2세대(92.7%)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손해율만큼 보험료 조정이 있었으나, 3~4세대의 경우 보험료 조정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비급여 지급보험금은 8조1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백내장 수술을 받는 동안 병원에서 받은 치료는 입원치료로 볼 수 없다”는 2022년 백내장 대법원 판결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비급여 주사료(28.9%)가 도수치료 등의 근골격계질환 치료(28.6%)를 제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후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 영향인데, 보험업계는 호흡기 질환 유행에 편승해 비싼 비급여 주사제를 과잉 처방하는 병원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나오면서 전체 실손 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봤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이 국민의 사적 안전망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험금 누수 방지 및 다수의 선량한 계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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