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는 코끼리, 상대가 보지 않으면 소리 내고 '툭'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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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인사하려는 친구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가 자신을 보고 있을 때 코끼리는 귀를 펼치거나 몸통을 흔드는 등 시각적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았다.
상대 코끼리가 보고 있지 않아 주의를 끌 필요가 있을 때는 소리를 내거나 몸통을 접촉하는 등 청각·촉각적 인사를 할 가능성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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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인사하려는 친구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목소리로 친구를 부르거나 손으로 툭툭 치기도 하는 것처럼 코끼리도 자신을 보지 않는 코끼리에게 인사할 땐 소리를 내는 등 인사 방법을 적절히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젤라 스토거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행동 및 인지생물학과 연구원팀은 코끼리가 발성과 몸짓을 결합해 서로 인사하며 인사 대상의 시각적 주의 여부에 따라 의도적으로 의사소통 방법을 변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코끼리는 사회적 동물로 개체들끼리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 때 종종 인사를 한다. 이때 코끼리는 다양한 몸짓을 하고 소리를 내지만 이것이 의도적인지는 불분명했다. 코끼리가 인사할 때 발성과 몸짓을 어떻게 결합하는지도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21년 11월부터 12월까지 짐바브웨 자푸타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아프리카코끼리(학명 Loxodonta africana) 9마리를 관찰하며 코끼리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는 상황에서 인사할 때 사용하는 몸짓과 발성을 연구했다. 89번의 인사 장면에서 1282개의 인사 행동이 관찰됐다. 이 중 1014개는 몸짓, 268개는 발성이었다.
분석 결과 귀를 펄럭이며 '그르렁' 소리를 내는 조합이 가장 일반적인 코끼리 인사법이었다. 암컷 사이에서 더 자주 사용됐다. 꼬리를 위로 치켜들거나 흔드는 등의 동작도 관찰됐다. 코끼리 인사의 71%에서 배뇨와 배변, 분비물이 나왔다. 연구팀은 "인사할 때 냄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코끼리는 인사하려는 상대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 인식해 인사법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가 자신을 보고 있을 때 코끼리는 귀를 펼치거나 몸통을 흔드는 등 시각적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았다. 상대 코끼리가 보고 있지 않아 주의를 끌 필요가 있을 때는 소리를 내거나 몸통을 접촉하는 등 청각·촉각적 인사를 할 가능성이 더 컸다.
이전 연구에서는 침팬지 등 유인원도 몸짓과 발성을 결합해 인사하며 상대가 자신을 보는지 여부에 따라 의사소통 방법을 바꾼다는 사실이 보고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먼 친척 관계에 있는 유인원과 코끼리 종에서 이런 사회적 소통 방법이 독립적으로 진화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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