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담배 규제 착수… 환경부담금 ‘0’ 도 논란

김호준 기자 2024. 5. 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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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의 독성 분석과 함께 유해 성분·독성 시험법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정부의 종합적인 규제 마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합성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상 전자담배는 담배 규제를 받지 않는 탓에 폐기물부담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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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등 유해성 분석
건강 위협·세수 결손 폐해 이어
심각한 환경오염유발 지적 나와
일반담배 갑당 24.4원 부담 불구
천연니코틴 액상은 1.2원만 부과
합성은 담배 규제 적용안돼 0원
정부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유해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10일 서울 시내 한 액상 전자담배 가게에서 직원이 제품을 꺼내고 있다. 백동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의 독성 분석과 함께 유해 성분·독성 시험법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정부의 종합적인 규제 마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화학물질로 만들어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 합성니코틴 담배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막대한 세수 결손과 청소년 건강 위협 등 각종 폐해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합성니코틴 담배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성니코틴 담배 제품은 일정 기간 흡입한 후 액상과 기기를 통째로 버리는 일회용이 많은데, 꽁초만 버리는 일반 담배와 달리 부품인 플라스틱이나 리튬 배터리, 화학물질이 한꺼번에 폐기된다. 하지만 담배 규제를 받지 않는 탓에 일반 연초 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환경부담금조차 내지 않고 있다. 담배업계는 합성니코틴 담배가 청소년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0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일반 연초 담배 한 갑당 폐기물부담금 24.4원을 부과하고 있다. 폐기물부담금으로 거둬들이는 세금은 연평균 850억 원 규모로, 담배꽁초 등 흡연 폐기물 처리를 위한 비용이다. 하지만 합성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상 전자담배는 담배 규제를 받지 않는 탓에 폐기물부담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천연니코틴을 쓰는 액상 전자담배의 경우 제품 한 개에 부과되는 폐기물부담금이 1.2원으로, 일반 연초 담배 한 갑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액상 전자담배 카트리지 1개가 용량과 상관없이 1.2원만 부과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며 “예컨대 용량이 5㎖인 액상 전자담배의 경우 1㎖ 제품에 비해 5배의 니코틴 용액과 더 큰 부피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1개로만 간주돼 폐기물부담금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폐기 기준이 없는 점도 문제다. 대다수 소비자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폐기 방법을 몰라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부분 제품에는 배터리가 내장돼 가연성이 있는 일반 쓰레기와 섞일 경우 처리 시 화재 위험이 크다. 실제로 지난 1월 경기 평택의 한 폐기물재활용업체에서 리튬 폐배터리를 파쇄하던 중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2022년 미국의 비영리 담배규제기구 트루스 이니셔티브(Truth Initiative)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폐기에 따른 독성 화학물질이 환경으로 유입돼 생태계와 야생동물을 위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영국 등 해외 국가들은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선 대부분의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의 상업적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지 법안을 상원 의회에서 통과시켰고, 호주도 지난 1월부터 해당 제품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합성니코틴 담배의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세 등 규제 마련을 미뤄온 기획재정부도 관련 연구용역이 연내 마무리되면 이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준·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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