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가 돈 없어서 미안해”…2030세대 집사면 영끌? 부모찬스 더 많아
부모 찬스·부의 이전 더 많아
요지는 집값 상승기 2030 청년들은 자기 자금으로 또는 부모로부터 거액을 지원받아 주택을 매수한 경우가 ‘영끌족’보다 많다는 것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간한 학술지 부동산분석 최신호에 실린 ‘2030세대 영끌에 대한 실증분석(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임재만 세종대 교수)’에 따르면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진은 ‘영끌 매수자’의 기준을 주택 구입 시 연소득 대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2019년 도입 이후 지역별·주택가격별 대출 허용 한도를 100%에서 40%까지 단계적 규제 강화)이 ‘40% 이상’인 경우로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부담가능성 지표’도 DSR 40%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이유에서다.
자기 자금과 함께 부모 등 원가족 지원금은 상환 의무가 낮다는 점에서 ‘영끌’로 분류하지 않았다. 주택매수자가 공인중개사에게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에는 매수자 소득을 집계할 수 없어 2030세대 순자산 5분위별 소득(가계금융복지조사)을 연계해 청년 세대의 ‘영끌 비중’을 추정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2020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서울 소재 3억원 이상 본인 입주용 주택을 구입한 자금조달계획서 원자료(13만2511건, 제2금융권 대출 포함)를 분석한 결과, DSR ‘40% 이상’인 영끌 규모는 20·30세대 매수자 전체(4만6473명)의 3.8%(1778명)에 불과했다.
‘영끌’ 기준을 DSR 30% 이상으로 낮추면 20·30세대 영끌 매수자는 14.7%(6822명)로 늘어났다. 반면, 디에스알 기준을 50% 이상으로 높이면 1.3%(620명)로 줄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20·30세대 주택 구입자 가운데서 빚이 없거나 가족의 도움을 1억5000만원 이상 받은 사례는 영끌족 대비 각각 2.8배, 5.1배 많았다. 차입금이 없는 비율(10.9%·5052명)과 원가족으로부터 1억5000만원 이상 지원받은 매수자 비율(19.7%·9143명)이 청년 영끌족(전체 3.8%)보다 3~6배가량 높게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비교적 넓은 기준인 디에스알 30% 기준을 적용해도 청년 영끌 매수자 비중은 10%대에 머물렀다”며, “주요 언론을 통해 제기된 영끌 담론은 2020년 이후 실제 주택시장에서 벌어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이후 우리 주택시장에서 ‘동일 세대 내 격차’가 크게 나타났고, 부모와 청년 세대 간에 비과세 한도를 넘어서는 자산 이전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이런 측면과 현상은 ‘영끌’에 가려져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영끌의 정의와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2030세대의 주택구입 행위 자체를 영끌로 정의하는 경향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득과 자산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계층까지 영끌로 포함시켜, 결국 청년층의 주거정책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영끌은 특정 세대 혹은 시기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영끌보다는 부모찬스로 인해 발생할 자산이전과 이것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이어 “최근 최근 증여거래 건수가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지만 전체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체 거래 가운데 증여거래 비율은 2011년 2.94%에서 2017년 3.68%, 2023년 5.37%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전체 아파트 거래 18만8000여건 중 증여거래는 1만1000건으로 5.8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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