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남자’ 추경호 對 ‘明의 남자’ 박찬대…원내사령탑 대전 판세는?

변문우 기자 2024. 5. 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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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주류층’ ‘3선’ 공통점…개원 전부터 ‘특검법’ ‘원 구성’ 신경전
秋, 여소야대 상황서 ‘단결’ 강조…朴, 개혁 기동대로서 ‘강경’ 노선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거대양당의 22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이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내각 출신인 추경호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인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대 '명심(明心·이재명 대표 의중)'으로 대표되는 두 사람은 개원 초반부터 '원 구성'과 각종 '특검 정국'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른쪽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첫 협상 시험대는 '채상병 특검'…법사위원장 자리도 '양보 불가'

두 신임 원내대표는 각 당에서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친윤(親윤석열)계 추경호 원내대표는 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의원 102명 참석)에서 70표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이종배·송석준 의원을 누르고 선출됐다. 친명(親이재명)계 박찬대 원내대표는 3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단독 출마해 과반의 득표를 얻으며 원내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박 원내대표의 추대 과정엔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원내사령탑의 첫 시험대는 '채상병 특검법' 대응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규탄대회를 통해 "민주당과 거대야권의 입법폭주"라며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실도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도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을 받을 수 없다'는 태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오면 오는 27~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부권 행사로 돌아온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재통과된다. 관련해 박찬대 원내대표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이런저런 토를 달지 말고 채상병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라"고 말하며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선 재표결에서 나올 '당내 이탈표'를 단속하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의원 18명 이상의 이탈표만 나와도 법안이 재통과될 수 있다. 특히 당내 낙천·낙선인들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특검 찬성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도 높다. 관련해 추경호 원내대표는 같은 날 당선 직후 회견에서 "(특검법 관련) 입장이 정해지면 그땐 단일대오로 움직여줘야 한다"며 이탈표 단속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원 구성' 문제를 놓고서도 두 원내대표가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반드시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취재진에 "책임 있는 국회의 운영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경 방침을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막을 수단이 없어진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과반 이상의 거대 의석을 가진 만큼 단독 법안 처리도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법제사법위원장까지 민주당 몫으로 돌아가면 법안 처리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로 올라간다.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8일 정견 발표에서 "당리당략에 치우친 부당한 정치 공세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강하게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참패' 후 첩첩산중인 秋…'범야권 공조' 강화하는 朴

정치권에선 여소야대의 불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만큼, 추 원내대표의 부침이 더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당은 최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되는 등 혼란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도 총선 참패 직후 지지율이 '30%대 초' 박스권에 갇혔다. 그 여파를 집권당인 국민의힘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셈이다.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108명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당내 단결을 재차 당부했다.

반대로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과 공조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한 층 높이는 분위기다. 특히 '검찰개혁' 등 현안에도 다시 불을 붙이며 개혁 아젠다들을 민주당이 선점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조국혁신당과의 합작으로 진행한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에도 참석한 후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누구하고도 연대할 수 있다"며 "개혁이 이뤄져야 된다면 신속하게 성과를 내기 위해서 움직이는 '개혁 기동대'로서 활동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두 원내대표는 모두 당내 주류층에 속하는 3선 의원이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의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획조정분과 간사,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지내며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활약했다. 특히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2022년 전당대회에서도 최고위원으로 함께 선출된 후 각종 정국에서 이 대표의 호위무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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