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안타는 치는데…이정후 티어는 어느 정도?[스경X스탯분석]

이용균 기자 2024. 5.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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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 USA TODAY Sports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에서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정후는 10일 현재 타율 0.262, OPS 0.651을 기록 중이다. 홈런 2개를 때렸고, 도루 2개를 더했다. 1번 타자로서 15득점을 올렸다.

꾸준히 안타를 때리고 있다.

팀이 치른 39경기 중 36경기에 나와 38안타를 때렸다. 지난 3월29일 개막 뒤 이정후가 자신이 출전한 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한 것은 8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4월8일부터 11경기 연속 안타도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정후는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레벨의 타자일까.

클래식 스탯으로는 중간 언저리


이정후 기본 스탯 순위


이정후의 클래식 스탯은 내셔널리그 중간 언저리라고 볼 수 있다. 타율은 내셔널리그 37위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하지만 출루율과 장타율, OPS 등은 다소 뒤로 처진다. 내셔널리그 15개팀, 주전 라인업 9명을 고려하면 140명 정도가 주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OPS는 이중 딱 중간이다. 메이저리그 타순 구성에 있어서 1번 타자의 중요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하는 타격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올시즌 내셔널리그 1번 타자의 평균 타율은 0.254로 이정후가 다소 높지만 NL 1번 타자 평균 출루율 0.340, 장타율 0.398, OPS 0.737에는 다소 못 미치는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의 최근 라인업 구성 흐름은 ‘중심타자보다 강한 1~2번’이다. NL 1번 타자 평균 OPS는 0.737, 2번은 0.741로 강타자를 배치한다. 3번 평균 OPS 0.712, 4번 0.703보다 오히려 더 높다.

이정후 | AP연합뉴스


콘택트 능력은 상위 1% 리그 최상급


이정후의 향후 활약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는 메이저리그 최상급의 콘택트 능력이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기록에 따르면 이정후의 헛스윙 비율과 삼진 비율 모두 상위 1%안에 들어간다. 이정후는 올시즌 헛스윙 비율 9.6%로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클리블랜드의 스티븐 콴에 이어 2위, 내셔널리그에서는 1위다. 일단 스윙을 시작하면 공을 맞혀낸다.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전 타격왕 루이스 아라예스가 3위다.

삼진을 당하지 않는 능력 역시 리그 최상급이다. 이정후는 올시즌 타석당 삼진비율(K%) 8.2%를 기록 중인데, 메이저리그 전체 3위다. 아라예스가 1위, 콴이 2위다.

이정후의 스윙 스피드도 상당한 편이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정후의 강타 비율(hard hit%)은 41.8%로 아라예스의 21.9%, 콴의 18.0%보다 훨씬 높다. 크지 않은 덩치에도 완성도 높은 스윙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른 스윙 스피드를 낼 수 있다.

개인 타구 속도 상위 50%의 평균을 뜻하는 EV50 기록에서도 이정후는 99.5마일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발사각, 리그 적응 쌓이면 향상 가능성


이정후의 ‘재능’을 뜻하는 콘택트 능력과 리그 최상급의 헛스윙, 삼진 능력과 비교해서 클래식 스탯이 다소 부진해 보이는 이유는, 리그 적응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발사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효율적인 발사각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하성이 첫 두 시즌 동안 겪었던 문제이기도하다.

이정후의 스탯캐스트 기록 중 스윗 스팟 비율은 리그 하위 23%에 머문다. 스윗 스팟 비율은 전체 타구 중 발사각 8~32도 사이의 타구의 비율을 뜻한다. 정확히 맞혀서 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범위다. 콘택트가 ‘맞히는 비율’이라면 스윗 스팟 비율은 ‘정타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스윙 스피드가 강하더라도 정타로 맞아야 안타 또는 장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정후 | USA TODAY Sports 연합뉴스


이정후의 정타 비율은 29.1%로 아라예스의 45.2%, 콴의 40.2%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공을 맞히고는 있지만 정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땅볼이 많다 보니 안타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타니 쇼헤이의 정타 비율은 46.3%로 리그 3위다.

김하성과 같은 길을 걸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겪으며 지나치게 많은 땅볼과 팝 플라이를 만들어냈다. 구속과 무브먼트 모두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과 스윙 스피드를 고려하면 새 리그 투수들과의 상대 경험이 쌓이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수비는 급성장 중


이정후의 중견수 수비는 빠르게 리그 적응을 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정후는 데뷔 초반 햇빛에 공을 잃어버리는 등 다소 아쉬운 장면을 여럿 보였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호수비들을 보이는 중이다.

이정후가 지난 4일 필라델피아전에서 호수비를 보이고 있다. | 샌프란시스코 SNS 캡처


특히 지난 4일 필라델피아전에서 4회 질주 뒤 백캐치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놀라게 했다. 이정후는 2-3으로 뒤진 4회말 요한 로하스의 중월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등을 진 상태에서 백핸드 캐치로 잡아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선발 조던 힉스가 자신도 모르게 욕설(Fxxx)을 외칠 정도로 기막힌 수비였다. 힉스는 경기 뒤 “이정후의 별명이 왜 바람의 손자인지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수비 범위는 64%로 리그 중상위권이지만, 이정후의 송구 능력은 상위 94.2%로 계산됐다. 메이저리그 외야수 중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송구 능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이정후는 올시즌 보살 1개를 기록 중이다.

한편 이정후는 9일 경기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맞은 왼발에 통증을 느껴 10일 콜로라도전에 결장했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치료를 받고 있고, 내일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빠진 가운데 콜로라도에 1-9로 졌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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