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5억 번 투자자, 세금 1억→0원... 국세청이 알려준 절세 꿀팁

김지섭 기자 2024. 5. 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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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주식과 세금’ 책자 발간

A씨는 2020년 4월 미국 애플 주식을 3000만원어치 샀다. 그는 작년 말 애플 주가가 처음 산 가격의 3.2배로 급등(60.4달러→192.5달러)하자 9600만원에 주식을 전부 팔았다. 지난해 6600만원의 차익을 남긴 A씨는 이번 달 양도소득세 신고 대상이 돼서 1397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해외 주식으로 번 돈에 대해서는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뺀 금액에 대해 22%의 양도세(지방세 포함)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A씨가 세금을 절약할 방법은 없었을까. 국세청에 따르면 만일 A씨가 지난해 배우자에게 애플 주식을 증여하고, 배우자가 주식을 팔았다면 세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었다. 먼저 배우자에 대한 증여 공제 한도가 6억원이기 때문에 배우자는 증여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또 배우자가 9600만원어치를 증여받자마자 팔았다면 양도차익도 발생하지 않는다. 양도세를 계산할 때 증여받은 재산의 취득 가액은 증여 당시의 시가로 보기 때문이다.

'주식과 세금' 책자(국세청 제공)./뉴스1

국세청은 10일 “주식의 취득과 보유, 처분 관련 세금의 ‘절세 꿀팁’을 소개하는 ‘주식과 세금’ 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책자에는 일반인들이 주식 관련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담겼다. 주식 양도세는 매년 5월 사업·이자·배당·연금·임대 등 개인이 1년간 번 소득에 대해 납부하는 종합소득세와 별도로 내야 한다. 또한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달리 양도 차익이 2000만원을 넘더라도 다른 소득과 구분해 22% 세율(해외 주식)로 과세된다.

그래픽=박상훈

◇해외 주식 투자 수익, 증여로 절세 가능

일반 개인 투자자의 경우, 주식 관련 절세는 해외 주식에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주식의 양도소득세는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올해부터는 50억원 이상)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A씨 경우처럼 가격이 급등한 해외 주식을 가족에게 증여하면 세금으로 큰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배우자뿐 아니라 성인 자녀에게도 10년간 50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 주식 증여는 증권사 거래 시스템에 있는 ‘계좌 간 이체’ 메뉴를 통해 현금을 보내는 것처럼 할 수 있다. 주식이 타인 계좌로 옮겨지는 데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한 해외 주식을 팔아서 번 돈을 돌려받는 등의 꼼수를 쓰면 아낀 세금을 도로 납부해야 할 수 있어서 유의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질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도별로 나눠 팔면 매년 공제받아

해외 주식 가격이 크게 올랐을 경우에는 한 번에 파는 것보다 몇 년에 걸쳐 나눠 파는 것이 유리하다. 주식 양도세 계산 시 적용되는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매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작년 해외 주식을 팔아서 1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경우, 250만원을 뺀 750만원에 대해 165만원의 양도소득세(지방세 포함)를 내야 한다. 하지만 절반만 작년에 팔고, 나머지 절반을 올해 판다면 양도소득세는 각각 55만원(각각 500만원씩 수익을 냈다고 가정)씩 110만원으로 줄어든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주식에 투자할 경우 상장주식 양도차익과 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은 200만원(서민형, 농·어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금융소득도 저율(지방소득세 포함 9.9%)로 분리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주식 절세 방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점이 없는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개별 손익을 합산할 수 있다는 오해다. 대주주는 국내외 주식 투자 손익을 합칠 수 있지만, 소액주주는 국내 주식 투자로 아무리 큰돈을 잃었어도 해외 주식으로 번 돈에 대해 따로 세금을 내야 한다. 소액주주는 국내 주식으로 번 돈에 세금을 물지 않기 때문에 손실이 나도 세금을 깎아주지 않는다. 또 비상장 주식은 소액주주여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소액주주 세율은 중소기업 주식의 경우 11%(지방세 포함), 비(非)중소기업 주식은 22%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국세정책/제도→통합자료실→국세청발간책자→세금안내 책자’ 순서로 들어가면 ‘주식과 세금’ 책자를 내려받아서 주식·파생 상품 양도소득세 관련 내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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