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열섬 저감하는 ‘생태계 서비스’ 아파트 뜬다
‘순천그랜드파크자이’·‘더파크사이드’ 등 신규 공급단지 주목
올해 1분기 분양시장에선 대형 녹지를 내 집 앞에서 정원처럼 누릴 수 있는 단지가 인기를 모았다. 매년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을 녹지를 통해 완화할 수 있는 ‘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 효과 때문이다.
생태계 서비스는 자연환경과 건강한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의미한다. 2000년대 초부터 대중화된 개념으로 기후·질병 조절, 생태관광 등 녹지 생태계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한다.
10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순위 두 자리 수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13개 단지 가운데 대규모 도시공원, 골프장 등 녹지 프리미엄을 내세운 단지는 10곳으로 전체의 77%에 달했다.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소재 ‘더샵 둔촌포레’는 1순위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다. 해당 단지는 약 63만㎡ 규모의 일자산도시자연공원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같은 달에는 분양시장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명 ‘나홀로 아파트’가 대형 녹지 프리미엄에 흥행한 사례도 나왔다. 올림픽공원 인근에 공급된 ‘에스아이팰리스올림픽공원’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0대 1에 달했다.
‘생태계 서비스’ 단지는 지역 시세도 선도하고 있다. 부동산 프롭테크 어플 ‘호갱노노’에 따르면 ‘아크로서울 포레스트’ 내 주력 타입으로 알려진 전용면적 159㎡는 3.3㎡ 1억833만원으로 부촌으로 꼽히는 성동구 평균(4962만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이 단지는 약 48만㎡에 달하는 서울숲을 끼고 있는 고급 주상복합이다.
지방에서도 세병공원 등 대규모 녹지를 자랑하는 전북 전주 에코시티 일대가 지역 부촌으로 부상했다. 에코시티가 속한 송천동2가 시세는 3.3㎡당 1169만원으로 덕진구 평균(807만원) 보다 약 44% 더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생태계 서비스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숲세권·공세권의 형태로 국내 주택시장에 반영돼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면서 “특히 도심 내 대규모 공원의 경우 유무형의 프리미엄으로 집값에 반영되니 더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태계 서비스 단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대형 녹지를 품은 단지가 공급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1호 국가정원인 92만6992㎡(약 28만평) 규모 순천만국가정원 앞에선 ‘순천그랜드파크자이’가 6월 중 공급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206㎡, 총 997가구로 조성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서울숲 면적의 약 2배에 달하는 크기로 순천동천을 끼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원과 각종 테마정원, 호수 등이 어우러진 국내 대표 관광명소다.
‘순천그랜드파크자이’는 전남 순천 지역 내 첫 자이 브랜드에 걸맞게 우수한 상품 구성을 갖추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인 ‘클럽 자이안’에는 순천 최초로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돼 순천만국가정원 경관을 파노라마뷰로 감상할 수 있다. ‘클럽 자이안’에는 교보문고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은 도서관과 GDR골프연습장,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등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더불어 카페테리아·라운지를 갖춘 오픈커피스테이션(OCS)이 들어서 입주민들은 차와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다.
전북 전주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전북 전주시 에코시티 16블록에 ‘에코시티 더샵 4차’를 5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세병호를 품고 있는 세병공원과 인접하며 전용면적 84~161㎡, 총 576가구로 지어진다.
수도권에선 대우건설이 짓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도 관심을 받고 있다. 6월 중 공급되는 해당 단지는 전용면적 59~130㎡ 총 1681가구 규모를 1차로 분양한다. 단지 남쪽에는 은화삼CC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는 오피스텔 ‘더파크사이드 스위트’가 하반기 중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용산공원을 마주한 유엔사 부지 복합개발 사업을 통해 탄생할 ‘더파크사이드 스위트’는 700여실이 시장에 나온다.
부산에서는 롯데건설이 양정3구역 재개발을 통해 조성되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을 5월 분양한다. 이 단지는 총 903가구 규모이며 이중 전용 59~110㎡, 48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송상현광장, 부산시민공원, 화지공원, 부산시청 시민광장, 황령산 등산로 등이 가깝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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