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괴벨스’ 김기남 벤츠S클래스 타고 장지로…김정은이 관에 흙 뿌려

양지호 기자 2024. 5. 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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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94세로 사망한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 담당 비서의 발인식, 영결식에 참석하고 장지까지 동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북한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 담당 비서의 장의식이 지난 9일 평양에서 국장으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행렬 선두에 김정은의 화환이 실린 마이바흐 차량이, 뒤이어 메르세데스 벤츠-600 차량에는 김기남 초상화를, 세 번째로는 김기남의 관을 실은 마이바흐 차량이 신미리애국열사릉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김기남의 장례를 지휘한 김정은은 9일 발인식에 이어 신미리애국열사릉에서 거행한 영결식에도 참석했다. 장지에서는 김정은이 김기남의 관 위에 직접 흙을 뿌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은 영결식에서 “김기남 동지와 같은 혁명의 원로들이 있어 역사의 풍파 속에서도 주체혁명 위업을 줄기차게 전진시켜올 수 있었다”며 “노혁명가가 지녔던 고결한 풍모는 충성과 애국으로 빛나는 삶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이날 북한군 명예의장대는 김기남을 기리는 조총 180발을 발사했다. 리일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애도사에서 “견디기 어려운 병상에서도 수령을 받들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모대기며 자기의 몫까지 합쳐 김정은 동지를 잘 받들어달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고 했다. 혁명 원로로 꼽히는 김기남이 가는 길에도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한 것이다.

이날 발인식과 영결식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고위급 인사들과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장지로 이동할 때는 김기남의 대형 사진을 지붕에 실은 벤츠 차량이 운구행렬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벤츠 S클래스를 개조한 리무진 장의차와 버스가 그 뒤를 따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일성훈장, 김정일훈장 수훈자이며 노력영웅인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동지의 장의식이 지난 9일 수도 평양에서 국장으로 엄숙히 거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장의식장에 나오시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은 운구행렬이 시내를 지나갈 때 주민들이 인도에 일렬로 서서 묵념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발행했다.

김기남은 1960년대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시작해 선전선동부장, 선전 담당 비서 등을 거치며 김씨 일가 우상화와 3대 세습 정당성 선전을 주도해 ‘북한의 괴벨스’로 불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었던 그는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 북측 대표단 단장을 맡아 대표단원 31명과 함께 국립 현충원을 참배했다.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 특사조의방문단장으로 한국에 온 적이 있다.

김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김정은과 함께 운구차 옆을 지켰던 이른바 ‘운구차 7인방’ 중 한 명이었다. 운구차 7인방 중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된 후에도 김은 직위를 유지했다. 다만 이후 권력 핵심에서 서서히 멀어졌고 2017년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 때 주석단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노동당 부위원장과 선전선동부장에서도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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