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 10일 '구연경 주식' 처분 논의…이사회 결정 '주목'

[서울=뉴시스]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에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이사(왼쪽)가 어린이에게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LG 제공) 2022.8.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LG복지재단 이사회가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구연경 대표(이사장)가 기부한 바이오 상장기업 A사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 지 논의한다.

이 주식은 구 이사장이 남편과 연관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매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주식이다. 특히 향후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 이사장의 주식 매입 경위를 정식으로 조사할 수 있어 이런 주식 기부를 재단에서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따라 7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재단 이사회가 이날 이 주식 처분을 어떤 방향으로 내릴 지 주목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LG복지재단 이사회는 이날 오전 LG마포빌딩에서 이사회 회의를 열고, 구 대표가 최근 기부한 A사 주식을 어떻게 처분할 지 결정한다.

LG복지재단 이사회는 구 대표를 포함해 한준호, 윤경희, 신영수, 한승희, 인요한, 박영배 이사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감사는 안경태, 안용석 등 2명이다.

LG그룹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장녀인 구 대표는 지난 3월 바이오 상장기업인 A주식을 매입했다가 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이 주식 전부를 LG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해 도마에 올랐다. 이 기부에는 증여세 등 세금을 회피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A사 주식은 구 대표의 남편인 윤관씨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블루런벤처스(BRV)의 계열 펀드가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 구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 주식을 취득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이 주식의 기부 여부와 상관없이 미공개 정보 주식 거래 의혹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밝혀 수사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구 대표는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기업 주식 3만주를 LG복지재단 측에 모두 기부한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이와 관련 "(구 대표의) 기부금에 대한 (재단으로의) 계좌 입금을 마쳤고, 관련 기부에 따른 지출 변경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구 대표가 재단에 기부한 A사 주식은 최근 주가가 3만9000원 대로 3만주 기준으로 12억원 규모다.

A사는 심장 희귀질환 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해 4월 구 대표의 남편인 윤 대표가 이끄는 블루런벤처스를 통해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A사는 당시 "실리콘밸리 기반 기관투자사인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성장 투자 플랫폼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했다"고 공시했다.

A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블루런벤처스 계열 투자회사인 B사는 A사 주식을 199만7787주 매입해 지분율 6.75%를 보유하고 있다.

이전까지 1만원 초반대였던 A사 주가는 이 투자 소식이 알려진 뒤 공교롭게도 큰 폭 상승해 지난해 9월 기준 5만4000원까지 뛰었다.

재계에서는 특히 구 대표의 A사 주식 매입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만약 구 대표가 남편 윤관 대표와 연관이 있는 불루런벤처스 투자 발표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 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A사 주식 논란은 이제 LG복지재단 이사회 소속 이사들에게도 옮겨붙을 수 있다.

A사 주식의 논란을 알고도 이 주식의 기부를 이사회에서 용인할 경우 이를 결정한 이사들도 법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이사회 결정을 제대로 감시해야 하는 감사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논란이 큰 문제의 A사 주식 기부를 재단이 순순히 받아들일 경우 향후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개별 이사들은 물론 이사회 역시 이를 감안해 충분히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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