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 요금제에 전기 판매…실행 방안은?
[KBS 부산] [앵커]
중앙 집중식인 우리나라 전력 체계에 변화를 가져올 '분산에너지법'이 다음 달 시행됩니다.
하지만 전기 요금 차등제 등 지역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반도체를 만드는 업체입니다.
작업장 온도를 23도 정도로 유지하고 각종 설비도 1년 내내 켜둡니다.
생산 공정을 100% 가동할 경우 한 달 전기 요금은 1억 원이 넘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 기업들은 다음 달 시행될 분산에너지법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전기를 끌어쓰는 비용에 따라 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는 법 조항을 근거로 부산처럼 대규모 발전소를 낀 곳은 전기 요금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윤화/전력반도체 기업 대표이사 : "전기료가 전체 원가의 10~20%를 차지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료가 낮아진다면 그만큼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하지만 법이 시행되더라도 전기요금 차등제가 바로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요금 체계 변경의 구체적인 방식과 대상 지역 등을 규정할 법 시행령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전문가 협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도권 반발 등을 의식해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우려가 나오자, 부산시는 발전소 주변 자치단체와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박인섭/부산시 에너지계획전문관 : "모든 지자체에서 지역 균형 발전 개념으로 접근해서 기업 유치나 이런 쪽으로 생각해서 전기요금 혜택을 달라는…."]
또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되면 정부가 공모 절차를 거쳐 특화지역을 선정할 수 있습니다.
특화지역에서는 수소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한 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수요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 수 있어 요금 인하 효과도 생깁니다.
이 때문에 부산을 비롯한 울산과 경북, 전남 등 자치단체가 특화지역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정작 특화지역 활성화에 필요한 세제 감면이나 국비 지원 등의 혜택은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남호석/부산연구원 연구위원 :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요금이 한전 전기요금보다 충분히 싸게 팔면서 사업자가 계속 (사업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느냐는 부분이 굉장히 큽니다."]
지역의 희생만 강요해 온 불합리한 전력 수급 체계를 바꾸자는 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명진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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