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특별함으로 물든 플래그십, 제네시스 G90 블랙

2024. 5.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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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교하고 섬세하게 꾸민 블랙 쇼퍼드리븐
 -최고급 소재와 기술의 향연 인상적

 플래그십을 상징하는 대표 컬러를 꼽으라면 단연 블랙일 것이다. 중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멋을 가득 품고 있어서다. 그만큼 선택과 판매 비율도 월등히 높은데 제네시스에서 조금 더 특별함을 내세운 블랙 플래그십 신차를 선보였다. 

 바로 제네시스 G90 블랙이다. 새 차는 제네시스만의 진정성 있는 블랙 디자인 콘셉트 '제네시스 블랙'을 적용한 브랜드 최초 제품이다. 내·외장의 모든 부위를 블랙 색상으로 마감해 고급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매력과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키를 건네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출시된 지 시간이 흐른 탓에 외관은 익숙하다. 긴 차체를 바탕으로 커다란 크기와 상징적인 제네시스만의 요소, 압도적인 존재감이 대표적이다. 다만 기존의 G90에서 사용하던 크롬 장식을 전부 블랙으로 바꿔 신선한 감각을 부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면 범퍼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 전면 엠블럼, DLO 몰딩, 브레이크 캘리퍼를 블랙 색상으로 구현했다. 

 또 전용 디자인의 21인치 다크 스퍼터링 휠과 전용 플로팅 휠 캡을 적용했다. 뒤는 트렁크 리드 중앙에 위치한 제네시스 레터링 엠블럼을 다크 메탈릭 색상으로 구현하고 차명(G90)과 사륜구동(AWD) 엠블럼은 미적용해 제네시스 블랙만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캐릭터 라인과 형태감을 부각하고 제네시스 디자인의 본질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강조한다.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차체 컬러도 일반 블랙이 아니다. 정확한 명칭은 비크 블랙이며 현무암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 비크 지역에서 색상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펄이 들어가는 일반적인 블랙 색상과 달리 블랙 다이아몬드 유리 안료(Glass flake)를 사용한 덕분에 깊이 있는 고급감을 보여준다. 동시에 맑게 반짝이는 효과를 자아내며 우아함을 키운다.

 실내는 작은 부분까지도 블랙 색상으로 일관되게 마감해 더욱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용 세미 아닐린 시트 커버링 및 퀼팅, 노브 및 스위치류, 리얼 우드 가니쉬, 알루미늄 스피커 커버는 물론 후석 통합 컨트롤러의 측면 아랫 부분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까지 블랙으로 표현했다. 통일감 있는 모습으로 시각적인 만족을 극대화 한다.

 제네시스는 단순한 색상 이상으로 진정성 있는 블랙 디자인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빛의 세기나 반사의 정도와 무관하게 어떤 환경에서도 블랙 색상이 온전히 표현되도록 가죽과 봉제실, 리얼 우드 가니쉬 등의 내장재를 엄선했다. 각각의 소재는 서로 다른 질감을 지녔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져 제네시스만의 블랙을 완성한다.

 소재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검은색이 아닌 황동색의 지-매트릭스 패턴과 나뭇결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가니쉬의 경우 전통적인 고가구의 경첩이나 모서리 장식 등에서 볼 수 있는 두석 공예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시트에는 어둡고 광택이 살아있는 파이핑과 지-매트릭스 패턴을 연상케 하는 퀼팅을 적용해 특별함을 더했다.

 더욱이 재활용과 환경 친화적인 공정을 통해 만든 새로운 소재와 천연 소재 등이 적용됐다. 세미 아닐린 블랙 가죽은 아마인유(아마의 씨에 함유된 건성 지방유)로 만든 천연 유연제와 유채유 코팅제를 활용해 완성했으며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무독성 셀룰로오스를 카매트에 적용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외에 전체적인 형상은 G90의 모습 그대로다. 형태와 구성은 물론 편의 및 안전품목까지 전혀 흠 잡을 곳이 보이지 않고 마감은 최고급을 향한다. 핵심은 2열인데 탑승자가 더욱 편안한 자세로 쉴 수 있도록 배려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조수석 시트가 앞으로 접히면서 플랫한 공간을 연출한다. 두 다리를 뻗어도 남을 정도이며 비행기 일등석보다 더 호화스러운 이동 경험을 보장한다. 

 또 몸에 닿는 모든 부분은 질 좋은 가죽으로 덮여있다. 에르고 릴렉싱 시트는 착좌감이 훌륭해 안락한 감각을 키운다. 이와 함께 등받이(시트백)와 좌판(쿠션)에 각각 10개와 2개의 공기주머니를 탑재해 전신, 허리, 골반, 상체 등 네 가지 마사지 모드를 지원한다. 선호에 맞게 작동 시간과 강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도 있다.

 10.2인치 대화면 터치 스크린이 적용된 전동식 후석 모니터는 모드에 따라 각도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지도와 공조장치 등 기본적인 내용 외에 날씨 및 골프장, 부동산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했다. 한국 소비자 선호도에 맞춘 최적화된 기능으로 라이벌에서는 결코 따라 할 수 없을 듯하다.

 팔걸이 역할을 하는 중앙에는 8인치 뒷좌석 암레스트 터치 디스플레이가 있다. 통합형 조작계로 공조, 시트, 마사지, 커튼, 조명을 설정할 수 있다. 각 기능에 맞는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으로 고정식 물리 버튼 대비 명확한 안내와 설명을 제공한다. 물론 볼륨 및 시트 조절 등 직관적인 조작이 필요한 버튼은 한 켠에 별도로 마련해 불편함을 줄였다.

 이 외에 감성 품질도 훌륭하다. 사운드 시스템은 뱅앤올룹슨이 기본이다. 버추얼 베뉴로 불리는 새 기술을 탑재해 프리미어 3D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재현하는 가상 3D 서라운드 음향 기능이다. 

 실내 향기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사운드와 더불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등공신이다. 3가지 종류를 교체 가능한 전용 카트리지에 담아 제공하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뒷좌석 암레스트 터치 디스플레이, 공조 패널을 통해 향 종류 및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 무드 큐레이터 작동 시 각 분위기 모드에 최적화된 향을 우선 연동한다.

 ▲성능
 G90 블랙은 가솔린 3.5ℓ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e-S/C)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움직인다.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m를 발휘하며 효율은 ℓ당 9.3㎞다. 특히, 낮은 엔진 회전(rpm) 영역대에서 모터를 통해 압축시킨 공기를 한 번 더 압축시켜 공급한다. 일반 3.5ℓ 터보 엔진 보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을 앞당겨 저·중속에서의 가속 응답성을 높였다.

 초기 반응은 매우 부드럽다. 미끄러지듯이 나가며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만큼 극강의 정숙성을 가지고 플래그십다운 자태를 유지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도 엔진음은 거의 들을 수 없으며 고급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가 실내를 전부 채울 뿐이다. 흡차음제 범위가 상당하고 풍절음과 바닥 소음도 철저하게 잡은 결과값이 훌륭하다.

 또 한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의 능력이다. 출발과 제동 시 보다 매끄러운 감각을 전달하면 연료 효율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준다. 전기 에너지의 힘이 좋아서 순간적인 가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펀치력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러모로 차를 이끌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으며 대배기량 엔진과의 궁합도 뛰어나 만족감을 높인다.

 주행 모드도 여러 개 있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 스로틀 반응을 조금 민첩하게 바꿔주는 정도다. 물론 엄청난 가속으로 체감 이상의 속도를 보여주지만 이 과정이 자극적이거나 짜릿하지는 않다. 풍부한 힘을 바탕으로 훅 하고 치고 나가는 방향에 초점을 뒀다. 그만큼 일반 컴포트 모드에서의 벨런스와 궁합이 가장 좋다고 말할 수 있다. 

 에어서스펜션은 기본적인 세팅값이 우수하다. 전륜 멀티 챔버의 경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폭이 상당하기 때문에 다양한 노면에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로 주행 속도, 환경에 따라 148㎜의 기본 최저 지상고를 4단계(높음·보통·낮음·매우 낮음)로 제어한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모습이며 2열 탑승자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전달한다. 잔진동부터 굵은 요철, 과속방지턱까지 상황에 맞춰 의연하게 대처하고 장거리 고속 크루징에서는 저절로 잠이 올 정도로 편안하다.

 이와 함께 차분한 스티어링 휠 반응과 유연한 운동 신경도 차의 우아함을 키우는 데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유턴이나 방향을 바꿀 때 조향각을 줄여주는 리어엑슬도 신의 한 수다. 또 A필러 두께가 얇고 큼직한 사이드미러와 넓은 윈도우 면적 등이 개방감을 높인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차를 다루기가 무척 편하고 부담이 없다.

 주행 보조 기술도 돋보였다. 특히, 국내 지형에 최적화 되어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속도를 파악하고 카메라를 활용한 증강현실 기술까지 동원한 뒤 정확도를 높인다. 심지어 터널을 만나면 자동으로 내기순환으로 바꿔주는 센스도 챙겼다. 차선과 차간 거리를 맞추는 능력은 수준급이고 여러 변수에도 당황스럽지 않게 대처하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차에 대한 믿음은 저절로 커진다.

 총평
 G90 블랙은 국내 플래그십 세단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차다. 장엄하면서도 세련되고 진중하면서 모던한 감각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편의 및 안전 품목은 차고 넘치며 쇼퍼드리븐을 위한 최상위 기능들로 가득하다. 또 차를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 제네시스의 최신 기술 노하우로 물든 섀시까지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멋과 기품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리더의 활동과 조건에 부합하는 최고의 조력자 역할을 해 내는 것이 G90 블랙이다.

 한편, G90블랙의 가격은 1억3,80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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