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공들인 네이버 라인, 헐값에 '꿀꺽'하려는 일본의 속내
[편집자주]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기술력으로 13년 동안 공들여 키운 메신저 '라인'을 강탈하려 하고 있다. 라인이 일본의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오른 것은 국내 기업 네이버의 성과로 불릴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였지만 한일 사이 비즈니스 신뢰 관계를 무시한 일본 정부의 공세 때문에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다. 이번 일은 과거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사태'와 비견될 만한 산업 침탈로, 한국 정부는 물론 민간까지 나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라인 강탈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살펴보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메신저 라인에서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된 사태를 빌미로 행정지도를 지난 3월과 4월 연거푸 내렸다. 정보 유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 요구에 힘을 실어야 하지만 난데없이 '자본적 지배관계 재검토'까지 언급하면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지우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라인야후는 2011년 출시된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 계열사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가 합작법인을 세운 것이 전신이다. 작년 10월부터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지분을 나눠가진 A홀딩스를 통해 공동 경영하고 있다.
라인은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성장해 현재 일본 현지에서 9500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위상을 지닌 데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는 이커머스, 간편결제서비스 등까지 영위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행정지도 이후 일본 정부의 라인 탈취가 본격화됐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일본 총무성은 해당 행정지도가 자본 관계 재검토가 아닌 보안 강화의 목적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이후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이사가 오는 6월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물러나고 네이버로부터의 기술 독립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까지 네이버와의 지분 관계 조정 의지를 내비쳤다고 알려지면서 네이버를 둘러싼 전방위 압박이 수면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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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를 내어준다면 글로벌 사업 전략이 차질을 빚게 돼 네이버로선 절대 헐값에 팔 수 없는 입장이다. 13년의 노력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적정한 매각가 산정을 바랄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 가치는 8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으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소프트뱅크 역시 당장 네이버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부담이다. 최근 AI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비를 감내하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통신사라는 여건상 일본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네이버와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소프트뱅크로선 일본 정부의 행정력를 활용, 네이버로부터 매각가를 낮추는 전략이 최선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가권력에 맞서 국내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정부가 비즈니스 신뢰 관계까지 해치면서 라인을 강탈하려고 하는 만큼 한국 정부 역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회는 지난 9일 해외 자회사 헐값 매각과 강제 퇴출이라는 최악의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협상 시한이라도 늘려 네이버의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신속한 움직임을 촉구했다. 윤상현 의원(국민의힘·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이날 "네이버의 입장과 판단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해외 진출 국내기업을 보호하고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 일은 대통령과 외교부가 나서서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보호해야 할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우리 정부가 강하게 대응해야 지금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네이버도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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