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홀딩스, 커지는 해외법인 실적 고민...'이것'으로 돌파한다
"4중고·전방산업 고려해 맞춤형 해외 법인 설립할 것"
동국홀딩스가 지난해 해외법인 실적 부진으로 고전했다. 해외법인 매출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는 미국법인이 주춤한 탓이다. 동국홀딩스는 차별화된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높여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녹록지 않은 주변 환경과 전방산업 등을 고려해 맞춤형 해외법인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해외법인 매출 비중 40%
10일 동국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조8411억원으로 2조원을 밑돌았다. 매년 5조~7조원대 매출을 유지하다 2022년 간신히 방어했던 2조원대마저 무너진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21년 8000억원대까지 치솟은 후 2022년 9분의 1토막인 868억원에서 60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실적이 크게 꺾인 데는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가 작용했다. 특히 해외법인 부진이 눈에 띈다. 동국홀딩스의 경우 미국과 일본, 멕시코, 인도, 태국 등에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역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미국과 일본이 중추적 역할을 한다.
냉연강판 가공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멕시코, 인도, 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코일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코일센터란 현지 건설 현장에 적기 공급을 위한 JIT(Just in time) 거점으로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코일을 현지에서 보유하다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잘라서 제공하는 곳으로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동국홀딩스의 지난해 미국과 일본법인의 합산 매출은 6976억원,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매출은 전체 매출의 37.9%로 40%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30%가 넘는다. 최근 해외실적 법인 매출 비중의 경우 40%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해외법인 성과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미국법인 영업익 반토막 '급감'
미국 법인인 DKI (Dongkuk International Inc.)의 지난해 매출액은 5909억원으로 2022년(7450억원) 대비 21%(1541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64억원을 기록, 직전연도 대비 53.4% 줄며 반토박 이상 났다. 동국홀딩스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2년 대비 15.5%, 47.9% 각각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동국홀딩스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법인 매출은 판매 단가 상승으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판매단가 상승분보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더 높아 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1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철강 시장 가격이 반등하며 상반기 기준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다 하반기부터는 원재료 가격이 내리며 판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철강제품 판매량도 감소했다.
2022년 매출은 환차익으로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냉연 강판에 대한 반덤핑(AD) 관세 환급금 회수로 동반 성장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철강 평균 단가 자체가 크게 하락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일본 법인인 DKC (Dongkuk Corporation)가 그나마 3년간 꾸준히 실적이 늘어나며 해외법인 실적을 방어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50억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DKC의 경우 본사인 동국홀딩스에 안정적 원부자재 공급을 목표로 영업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국홀딩스 "4중고(苦)·전방 산업 분석 후 발 빠르게 대처"
동국홀딩스 입장에서는 해외 철강 법인 중요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알루미늄압출연합(ACE)과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이 수입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청원하는 등 실질적인 무역 장벽이 세워지고 있어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한 수출입·환율 방어가 중요하다.
아울러 해외에 생산공장을 건립하거나 준비 중인 방산·자동차·조선·배터리 업계 등 전방 산업과의 현지 협력을 통해 원가 절감과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미국은 무역, 일본은 원재료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해외법인들이라며, 현지에 진출한 전방 산업과 협력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홀딩스는 철강 시황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럭스틸·앱스틸 등 고부가 제품 위주 수출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발 빠르게 움직인다 계획이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일본의 엔저 환율 △중국의 공급 과잉 등을 4중고(苦)와 한국 전방 시장 변화 추이까지 분석해 해외법인을 설립·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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