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안하면 증시 폭락?…尹발언, 금투세 논란에 '기름'

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2024. 5. 1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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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주가 36% 하락 전례…코스피서 슈퍼개미 이탈 우려
22년 기준 투자자 1% 불과 논리도…"리스크 이미 선반영"
"수퍼개미, 배당소득 분리과세·대주주 요건 완화에 주목"
"'여소야대' 국회 처리에 회의적…ISA 혜택 확대효과 '제한적'"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 이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폐지'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주식시장에서는 금투세라는 리스크를 이미 '선반영'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핵심인 슈퍼개미들의 관심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과 양도소득세 적용 기준인 대주주 요건 완화에 쏠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尹 대통령도 '대만' 예로 들며 폐지 주장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1400만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폐지를 약속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이를 반대했다. 총선 결과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금투세 폐지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며 투자자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 등의 양도차익 합계가 5천만 원을 초과하면 주민세를 포함해 22%, 3억 원을 초과하면 27.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채권은 양도차익 합계가 5천만 원이 아니라 250만 원 초과분이 20% 과세 대상이고, 3억 원 이상은 주식과 같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2년 기준 금투세 과세 대상자를 15만 명으로 추산했다. 전체 투자자 1400만 명 중 1%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의 발언처럼, 금투세를 도입하려던 대만이 주가 급락을 경험하며 이를 취소한 바 있다. "대만 같은 경우 금투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만 했는데 증시에서 막대한 자금이 이탈해 결국 추진하지 못했다"는 게 윤 대통령 발언이다.

실제 대만은 1988년 9월, 이듬해부터 주식 양도 차익의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한다는 발표 한 달 만에 주식시장이 36% 하락했고 거래대금은 15% 감소했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불평등 과세라는 주장도 있다. 금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인 기관은 누진공제가 적용되는 법인세가 최대 24%이고, 외국인 투자자도 미국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보유하면 양도차익의 0~20%를 세금으로 내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금투세를 도입하면 과세 대상인 '슈퍼개미'가 떠나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논리의 근거다.

"금투세는 이미 선반영"…세제 개편 등에 촉각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는 금투세 시행이라는 하나의 이슈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주식시장이 호재와 악재를 모두 '선반영'하는 특성상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오히려 금투세가 도입되면 절세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인투자자가 단기에서 중장기로 투자 스타일을 바꾸고, 배당주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배당소득의 세율이 금투세보다 낮은 15.4%이기 때문에 투자 스타일을 바꿔 절세 효과를 볼 것이란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소득의 분리과세'가 필수 조건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현재 배당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고, 최대 45%의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배당소득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된다"면서 "배당소득이 종합과세 될 때 건강보험료까지 고려하면 세율은 50%에 달하기 때문에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주식시장의 진짜 이슈"라고 강조했다.

또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이 올해부터 '50억 원'으로 상향됐지만, 추가적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슈퍼개미들과 상담해 보면, 금투세는 상수로 놓고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대주주 요건 완화 여부에 따라 시장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에선 자본가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 요즘 50억 원은 부자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투세 폐지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탓에 법 개정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게 변동성"이라며 "여소야대 형국에서 법안 처리는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시장이 불안을 더 크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ISA 비과세 확대, 영향력 큰 슈퍼개미와는 '거리'

한편 윤 대통령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비과세 한도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200만 원인 ISA 비과세 한도를 500만 원으로 상향하는 국민의힘의 총선 공약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역시 ISA 비과세 혜택 확대에 동의한다. 오히려 비과세 한도를 ISA에서 발생한 모든 금융투자소득으로 넓히겠다고 총선 때 약속했다. 따라서 이 정책의 국회 통과는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ISA는 소액의 개인투자자를 위한 상품으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손'과 관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진짜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자는 슈퍼개미와 외국인"이라며 "현재 최대 운용 한도가 1억 원인 ISA의 비과세 한도 확대는 다수의 소액 투자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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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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