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출신 강타자’ 맞아? 공격도 수비도 무너진 채프먼,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4. 5.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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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정도까지 부진할 줄은 몰랐다. 과연 반등의 가능성은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5월 9일(한국시간)까지 시즌 17승 21패를 기록했다. 승률 0.447.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최하위인 콜로라도 로키스가 최하위를 든든히 지키고 있기에 바닥까지 내려앉을 걱정은 별로 없지만 이미 선두 LA 다저스와 승차는 8.5경기까지 벌어졌다. 최근 몇 시즌 동안 계속 비슷했지만 올해도 '전통의 라이벌'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타선은 약하고 마운드는 낮다. 실망스러운 선수들이 한가득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선수는 바로 주전 3루수인 맷 채프먼이다(이하 기록 5/9 기준).

채프먼은 올시즌 38경기에 출전했다. 팀이 치른 전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211/.261/.340 4홈런 14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볼넷 9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을 41번이나 당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6명의 타자 중 두 번째로 OPS가 낮고 역시 두 번째로 타율이 낮다. 출루율은 가장 낮고 삼진은 가장 많이 당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병살타(5개)를 쳤다.

채프먼은 샌프란시스코가 올시즌에 앞서 FA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다. 3년 5,400만 달러가 보장되고 최대 4년 7,300만 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계약이다. 매년 1,7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채프먼은 샌프란시스코 팀 내에서 손꼽는 '고액 연봉자'다. 하지만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993년생 우투우타 내야수 채프먼은 원래 특급 선수였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돼 2017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8년 145경기에서 .278/.356/.508 24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7위에 올랐고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2019시즌에는 156경기에 출전해 .249/.342/.506 36홈런 91타점을 기록해 올스타에 선정됐다. MVP 투표에서는 순위가 올라 6위였고 또 한 번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정교함은 다소 부족했지만 뛰어난 장타력이 있었고 선구안도 준수했다. 채프먼은 2020년 단축시즌까지 커리어 첫 4년 동안 422경기에서 .255/.336/.503 84홈런 224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리그 평균을 한참 웃도는 공격력에 견고한 수비력까지 갖춘 선수였다.

2021시즌 151경기 .210/.314/.403 27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공격력이 다소 감소했지만 또 한 번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2022-2023시즌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해 2년 동안 295경기에서 .234/.327/.429 44홈런 130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4시즌 동안 보여준 공격력은 다소 무뎌졌지만 여전히 수비력은 견고했고 그래도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타자였다. 샌프란시스코가 작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것도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모습은 전혀 다르다.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 2개와 2루타 1개를 터뜨리며 5타점을 기록한 것이 올시즌 채프먼이 유일하게 빛난 순간이었다. 단 4경기만에 타율 3할이 무너졌고 시즌 7번째 경기에서 타율이 0.250 아래로 떨어진 채프먼은 이후 한 번도 0.240 이상으로 타율이 오르지 못했다. 4월을 마친 시점의 성적은 .222/.266/.385 4홈런 14타점이었고 5월에는 성적이 더 떨어져 8경기에서 .167/.242/.16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홈런도 타점도 장타도 없다.

그나마 4월 중순까지는 기대지표라도 높았다. 타구 속도, 배럴타구 비율, 강타비율 등이 뛰어났고 타구 질을 알 수 있는 지표인 기대가중출루율(xwOBA)도 리그 평균(0.315) 이상인 0.331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여전히 평균을 웃도는 지표들이 있지만 약 3주 전까지 시속 94마일(평균 타구속도), 55.1%(강타비율), 14.3%(배럴타구 비율)였던 지표들은 현재 92.1마일, 45.5%, 8.9%로 뚝 떨어졌다. xwOBA는 리그 평균을 한참 밑도는 0.287까지 내려왔다. 이제는 타구 질조차 떨어졌다는 것이다.

채프먼의 통산 기록을 살펴보면 5월과 9월에 가장 부진했고 나머지 기간에는 대체로 일정한 성적을 썼다. 시즌 시작은 좋은 타자였다.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부진하고 5월에는 더 부진한 모습이다.

채프먼은 샌프란시스코와 3월 4일에야 계약을 맺었다. 이미 시범경기가 개막한 뒤에야 계약을 맺었지만 확장캠프를 치르지 않고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다. 평소보다 스프링캠프가 짧았다는 것. 몸을 만드는 과정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계약이 늦어진 것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무모한 협상 전략 때문이었다.

문제는 타격만 부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채프먼은 올시즌 수비마저도 부진하다. 올시즌 채프먼의 OAA(Outs Above Average)는 -4. 리그 평균 이하의 수비력이라는 것이다. 골드글러브를 4번, 플래티넘 글러브도 2번 수상한 채프먼은 빅리그 데뷔 후 한 번도 마이너스의 OAA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채프먼의 입지는 탄탄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사령탑인 밥 멜빈 감독은 채프먼의 전성기를 지켜본 인물이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오클랜드를 지휘한 멜빈 감독은 채프먼이 데뷔할 때부터 오클랜드 감독이었고 채프먼이 오클랜드를 떠날 때까지 오클랜드를 지휘했다. 채프먼의 전성기를 누구보다 또렷하게 기억하는 사령탑인 만큼 신뢰도가 높은 것일 수도 있다.

31세 생일을 맞이한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은 채프먼은 아직 급격한 노쇠화가 올 나이는 아니다. 핫코너의 주인이자 중심타선을 책임지는 타자인 채프먼의 성적은 샌프란시스코의 팀 성적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수 밖에 없다. 과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채프먼이 올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맷 채프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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