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금투세 폐지는 'GO'…반도체 보조금은 'STOP'
반도체 기업들이 현행 투자세액공제로 세금을 아끼는 것이 결과적으로 보조금 성격을 띄기 때문에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은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반도체 제조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전력과 용수, 기반 시설, 공장 건설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기업이 투자하면 15~25%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처럼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하면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세액공제 외에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을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재정 여력을 감안해 세제·금융지원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반도체 중에서 잘하는 게 뭔지, 반도체 분야에서 아직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뭔지 (분리해 봐야 한다)"라며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은 반도체 제조분야의 경우 지금과 같은 인센티브 성격의 세제지원이나 금융지원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연 5000만원을 넘는 경우 초과분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투자자에 매기는 세금이다. 금투세는 2023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증권업계 준비 미비, 투자자 반발 등을 고려해 여야 합의로 2025년으로 시행으로 2년 유예된 상태다.
금투세 논란이 불거진 건 올해 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현직 대통령 최초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개최된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금투세 폐지를 '부자감세'라고 규정한 더불어민주당 반대에 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땡처리 국회'로 불리는 5월 임시국회 처리도 사실상 물건너 간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금투세 폐지를 재추진할 방침이지만 '여소야대' 지형상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다. 3개월 만에 2%대로 내렸지만 소위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 먹거리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세부적으로 △사과 80.8% △배 102.9% △귤 64.7% 등 과일 가격, △토마토 39% △파 32.1% 등 채소 가격 오름세가 가파르다.
외식물가 상승세도 만만찮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를 3년 가까이 웃돌고 있다. 특히 떡볶이가 5.9%로 가장 높고 △비빔밥(5.3%) △김밥(5.3%) △햄버거(5.0%) 등 순이다. 전체 외식품목이 모두 상승했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윤 대통령은 "할당관세 제도를 잘 활용해 관세를 물리지 않는 방향으로 원가를 낮추고 수입선을 다변화시켜 좀 더 값 싼 식자재, 식품들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범세계적인 루트(경로)와 시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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