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잭팟 체코원전 수주戰…유럽행 원전 실크로드 열릴까

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2024. 5. 1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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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수주 달성시…유럽 내 원전 건설에 '유리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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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달 30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 사업 수주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수주 금액 자체도 크지만 이번 수주가 향후 폴란드, 영국 등 유럽시장으로의 K원전 수출 문이 열리는 교두보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8조에서 30조 원으로 확대…韓, 체코 '맞춤형 원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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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은 현지시간으로 29일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참여를 위한 최종 입찰서를 제출했다. 한수원이 체코에 제안한 'APR1000' 노형은 지난해 3월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설계인증(EUR Certificate)을 취득함으로써 원전 설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객관적으로 입증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APR 1000은 기존 APR1400에 비해 설비용량 낮춘 것으로 충분한 냉각수가 확보되지 않은 체코에 적합하도록 다운사이징 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냉각수원으로 바다를 이용하지만 체코의 경우 냉각수원으로 강을 활용하기 때문에 입지 조건 자체가 APR1400을 지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체코 정부가 1200MW(메가와트) 이하로 제안하라고 해서, 거기에 맞게 APR1000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은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에 1,200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지역에 원전 1기 건설을 계획했지만 최근 4기로 확대하면서 사업 규모도 확대됐다. 금액도 당초 8조 원 규모에서 30조 원으로 늘어났다.

앞서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도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체코 정부가 웨스팅하우스가 입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의 EDF간 2파전으로 좁혀졌다.

한국이 체코 원전을 수주하게 되면 아랍에메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만의 해외 원전 사업을 따내는 것이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게 되면 향후 예정돼 있는 폴란드,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내 원전 수주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무탄소 기조 영향으로 유럽 지역 내 원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유럽 원전 시장으로의 확장에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체코와 미국을 찾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앞서 산업부는 '2024년 업무계획'을 통해 "원전설비 5조 원 수주 조기 달성 및 2027년 목표를 10조 원으로 상향하고, 체코·폴란드·루마니아 등 입찰에 집중해 대형원전 수출을 가시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대장점 K 가성비…유럽공동체 의식이 경제성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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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의 장점은 가격과 짧은 건설기간 등 이른바 '가성비'가 높다는 것.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원전이 상당수 건설 공기를 맞추지 못하고 지연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공기'를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프랑스 EDF가 핀란드에 짓는 올킬루오토 3호기도 당초 일정보다 13년 늦게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안덕근 장관은 7일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경쟁국인 프랑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주 원전도 원래 비용보다 몇 배가 올라가고 기간도 몇 년씩 딜레이 됐지만, 우리의 경우 UAE에서 기간안에 끝 낸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한 체코대사가 울산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원전 건설 및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입찰서 제출 직후 체코대사가 한국 원전 시설을 방문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다만 프랑스가 체코와 같이 EU공동체로 묶여있다는 건 우리에게는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비용이나 건설기간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압도적이다"면서도 "프랑스는 유럽에 있는 국가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유럽연합 내 동맹이 강한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럽 동맹이 더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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