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농산물 도매법인 품목제한 해제 추진…‘메기효과’ 노린다

대아청과 신규 거래 가능해
선도금 등 서비스 개선 기대
지정 조건 내용 변경 거쳐야
기존 품목 위축방지는 숙제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가락시장 내 모습. 농민신문DB

정부가 최근 내놓은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엔 서울 가락시장 내 일부 도매법인에 대해 거래 품목 제한을 해소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도매법인의 취급 품목 범위를 확대해 법인간 수수료·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메기’ 효과를 노린 셈이다.

관심이 모이는 곳은 대아청과다. 현재 가락시장엔 민간 도매법인 5곳과 농협공판장이 있다. 이 가운데 대아청과는 1994년 12월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돼 무·배추·양배추·대파·쪽파·옥수수·마늘·총각무 등 8개 품목만 거래해왔다.

대아청과는 30년 숙원을 풀게 됐다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규 품목을 거래하기 위해 산지 발굴과 출하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섬으로써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출하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의지를 내비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매제는 품질에 따른 공정한 가격 결정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당일 시장 반입량에 따라 가격 등락이 극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대아청과 관계자는 “기존 경매제에다 정가·수의 매매 또는 예약형 정가·수의 거래 등 신형 거래 방식을 확대해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아청과가 전 품목 거래에 참여하면서 법인간 경쟁이 촉진돼 출하장려금·선도금 지급 등 농민 대상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화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취급 품목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시장 개설자(서울시)가 도매법인 지정 조건에 명시된 품목 제한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도매법인 지정은 5년에 한번씩 평가를 통해 이뤄지는데, 현재 적용 중인 지정기간은 2026년 12월31일까지다.

강민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본부장은 “지정 조건 변경을 위해선 법률 자문을 구해야 하고, 기존 대아청과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양배추·무·배추 거래가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를 방지할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