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깜짝 성장’ 예측 못하는 일 없게… 경기 예측 ‘한국판 PMI’ 만든다
신규 주문 등 조사해 지수 산출
한경협 개발 착수, 2026년 도입
미국, 중국 등 주요국에서 경기 전망을 측정하는 대표 지수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한국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이 1.3% 증가한 ‘깜짝 성장’을 경제 전문가 대부분 예측하지 못했는데, 이 같은 ‘늑장 파악’을 개선하자는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경기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하자는 취지다.
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한국형 PMI’ 개발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 등 당국과 경제 지표 개발을 상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도 경기 선행지표를 보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조만간 관련 연구용역을 외부에 맡길 예정이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실제 지표 개발과 시범 적용을 거쳐 이르면 2026년쯤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생산, 신규 주문, 재고 등을 설문해 만든다. 구매 담당자는 회사 영업을 위해 필요한 원자재나 설비 등의 구매를 책임지는 자리로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주요 기업 구매 담당자의 설문을 취합한 PMI를 활용하면 경기 전망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PMI는 0~100 사이 숫자로 나오는데, 50을 넘으면 경기 전망이 좋다는 뜻이다.
실제 미국, 중국 등에선 PMI 지표가 경기 예측에 활발하게 이용된다. 미국은 민간인 공급관리자협회(ISM)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각각 PMI를 매달 발표한다. 중국은 정부와 민간 경제 매체 차이신이 각각 매달 PMI를 공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 민·관을 통틀어 PMI를 자체 산출하는 곳이 없다. S&P글로벌이 한국 제조업 PMI를 조사하긴 하지만 서비스업은 빠져 있다. 또 외국 기업이 산출하는 만큼, 국내 표본 설정이나 가중치 부여 등의 적절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PMI와 같은 ‘경기 예고’ 지표가 부족하다보니, 경제 전망도 적기(適期)를 놓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발표된 올 1분기 성장률(1.3%)이 시장 전망(0.6~0.7%)을 크게 웃돌았는데, 그 직전까지 한국은행 등 당국과 경제 전문가들 대부분이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현재 한은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이 PMI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면서도 “회사의 생산·재고 현황을 꿰고 있는 구매 담당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PMI가 도입되면, 좀 더 정교한 경기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PMI와 별도로, 실시간 경제 동향을 파악을 위한 지표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소비액과 전력량 등을 기초로 실시간 소비, 생산 지표를 만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선행지표인 PMI와 소비·생산 동행지표가 개발되면, 우리 경제 현황에 정책적으로 좀 더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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