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길들이기"… 강남 재건축도 찬밥 신세

김창성 기자 2024. 5. 1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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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용산 일대 재건축시장도 찬밥 신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마감까지 단 한 곳의 건설업체도 사업 제안서를 내지 않아 유찰됐다.

이밖에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도 첫 입찰과 두 번째 입찰에서 시공사 선정에 실패한 뒤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서는 현대건설만 단독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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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1000만원 육박 공사비도 거절하며 발 빼는 시공사
불패신화 몰린 고가 단지 곳곳서 사업 기대감→ 실망 포착
조합 "협상 주도권 잡으려는 의도성 짙은 행보" 주장
건설업체 "경기 불황에 수익성 고민 더 깊어진 것" 반박
서울 강남권에서도 잇따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불발되자 관련 조합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스1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용산 일대 재건축시장도 찬밥 신세다. 재건축 추진을 위한 시공사 선정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고 있어서다.

조합 사이에서는 "시공사의 조합 길들이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각 시공사들은 경기 불황에 따른 '선별수주 전략'이라고 맞서고 있어 앞으로의 재건축 시장 전망은 안갯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마감까지 단 한 곳의 건설업체도 사업 제안서를 내지 않아 유찰됐다.

조합은 이번 유찰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진행한 현장설명회 당시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업체를 비롯해 중견업체까지 총 10개 건설업체가 나서 큰 관심을 보였지만 본 입찰에선 등을 돌려서다.

조합은 선정 입찰 공고를 통해 3.3㎡당 920만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대형 건설업체 마저 사업 참여를 주저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의 경우 높은 수익성을 보장해 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대형사들의 각축이 치열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모가 620가구에서 816가구로 늘어 작은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85가구에 불과한 것이 시공사 입장에서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을 불러왔다는 시각이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에도 제동이 걸렸다. 해당 단지 역시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응찰한 건설업체가 한 곳도 없어서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554가구를 647가구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었지만 역시 낮은 사업성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830만원이다.

이밖에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도 첫 입찰과 두 번째 입찰에서 시공사 선정에 실패한 뒤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서는 현대건설만 단독 참여했다. 송파구 잠실 우성4차 역시 두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두 차례 모두 DL이앤씨 한 곳만 입찰 확약서를 제출해 유찰되기도 했다.

재건축 불패 신화를 이어온 서울 강남의 이 같은 상황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조합과의 협상력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려는 일종의 담합"이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시공사들이 발을 빼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수익성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최근에는 시공사들이 경쟁 입찰을 회피하는 성향이 심해졌다"고 비판했다.

강남의 또 다른 재건축 조합원도 "재건축 수주 경쟁을 피해 조합과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느껴진다"며 "자재가격 상승 여파를 감안해도 높은 공사 수익을 노리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조합들의 주장에 건설업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기업의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며 "내부의 분위기는 보여지는 것보다 더욱 나쁘다. 재무 책임자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수주 전략을 수립하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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