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0개 병원 휴진… “교수들 자율 참여”

오경묵 기자 2024. 5. 1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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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의대 주요 병원 참여
9일 서울 한 대학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들이 서있다. 지난 3일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결의에 따라 10일 전국 주요 대학 병원 교수들은 휴진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전국 주요 50개 대학병원의 교수들이 10일 하루 동안 정부의 의대 증원에 항의하는 집단 휴진을 벌인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지난 3일 “10일 전국적인 휴진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의비에는 전국 40개 의대 중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전의비에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 의대 등 이른바 국내 초대형 병원인 ‘빅5′ 중 4개 병원을 둔 의대가 소속돼 있다. 부산대·전남대·강원대·경상대·제주대 등 주요 거점 국립대 의대도 전의비 소속이다. 전의비 회원인 19개 의대의 수련 병원은 50곳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휴진을 했을 땐 별다른 진료 차질은 없었다. 각 대학 의대 교수 비대위가 ‘집단 휴진’을 예고했지만, 실제 휴진 참여율은 낮았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각 의대 교수 비대위에 소속되지 않은 교수들도 많았고, 비대위 소속 교수들도 휴진하겠다고 말은 꺼냈지만 환자 진료를 놓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분당서울대병원처럼 외래 진료가 평시(전공의 집단 이탈 후 기준)보다 10%가량 줄어든 병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50개 대학병원 휴진’이 특정 진료과에 집중될 경우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수들은 휴진에도 불구하고 중증·응급 환자에 대한 진료·수술은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대학병원당 1~2명 정도인 심뇌혈관 질환 수술 의사 등이 동시에 휴진할 경우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이전 휴진은 휴진일이 임박해 결정을 했기 때문에 진료 취소 등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 휴진 결정은 휴진일까지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휴진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10일 휴진에 참여하는 병원 숫자나 교수 숫자는 별도로 파악하지 않았다”며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10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를 개최한다. 의료개혁특위는 의료 체계와 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하는 기구다. 특위는 정부 인사와 의료계·환자 단체,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의료개혁특위는 중증·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 의료 전달 체계 정상화,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의료 사고 안전망 강화 등 4개 과제를 우선적으로 다룬다. 의료개혁특위 회의에서는 각 과제를 맡을 전문위원회 구성 방안과 향후 논의 방향에 대해 회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거국련)는 9일 시국선언문을 냈다. 이들은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 해소와 미래 지향적 의료 체계 수립을 위한 정부의 개혁 정책에 반대하지 않으며, 일부 의사 단체의 일방적인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의료 개혁 추진이 아무리 시급해도 절차적 정당성과 의료계·교육계의 전문성, 헌법에 명시된 대학의 자율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거국련은 10개 거점 국립대 교수회장들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 2월과 3월에도 의료 대란 관련 입장문을 냈다. 이번 시국선언문은 부산대·제주대 등이 의대 증원과 관련해 학칙 개정을 부결한 것을 놓고 교육부가 시정명령을 내리자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거국련은 정부와 의료계를 향해 법원 판결과 각 대학의 결정을 존중해 의대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신력 있는 평가 기관을 통해 각 대학의 인프라를 분석한 뒤 정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또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의대생의 조속한 복귀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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