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간이 보조금… 속도감 있게 규제 풀 것… 금투세 폐지 안하면 엄청난 자금 증시 이탈”

권순완 기자 2024. 5. 10.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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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금융

윤석열 대통령이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처럼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금을 줄여주면 사실상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며 “우리는 반도체 제조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반도체 공장 등 건설 시 전력과 용수 같은 기반 시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보조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세액공제를 하게 되면 (사실상) 보조금이 된다”고 했다. 나랏빚이 늘어가는 국가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현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시설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작년처럼 반도체 기업들이 영업 손실을 볼 경우, 내야 할 세금이 없기 때문에 세금공제 효과도 사라진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세액공제 외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과일류 등 농산물 위주로 치솟은 물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관리를 못하면 민생은 그만큼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장바구니 물가는 모든 경제 부처가 달라붙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 상품 등에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세율은 20~25%다. 원래 작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주식시장 침체를 우려해 시행이 2년 유예된 상태다. 야당은 ‘부자 감세’ 논리 등을 앞세워 반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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