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간이 보조금… 속도감 있게 규제 풀 것… 금투세 폐지 안하면 엄청난 자금 증시 이탈”
윤석열 대통령이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처럼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금을 줄여주면 사실상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며 “우리는 반도체 제조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반도체 공장 등 건설 시 전력과 용수 같은 기반 시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보조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세액공제를 하게 되면 (사실상) 보조금이 된다”고 했다. 나랏빚이 늘어가는 국가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현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시설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작년처럼 반도체 기업들이 영업 손실을 볼 경우, 내야 할 세금이 없기 때문에 세금공제 효과도 사라진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세액공제 외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과일류 등 농산물 위주로 치솟은 물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관리를 못하면 민생은 그만큼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장바구니 물가는 모든 경제 부처가 달라붙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 상품 등에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세율은 20~25%다. 원래 작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주식시장 침체를 우려해 시행이 2년 유예된 상태다. 야당은 ‘부자 감세’ 논리 등을 앞세워 반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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