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홈런’ NC 데이비슨, 마운드 등판 가능할까

심진용 기자 2024. 5. 10. 0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NC 데이비슨. NC 제공


일회적 기용은 가능
꾸준할 땐 제재 대상
“투수 로망 있지만…
페이스 끌어올려
30홈런 이상 치겠다”


NC의 외국인 거포 맷 데이비슨(33)은 한때 진지하게 투타 겸업을 고민했던 선수다. 실제로 메이저리그(MLB) 등판 기록도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2018시즌 불펜으로 3이닝 나가 실점 없이 막았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까지 나왔다.

신시내티에서 뛰던 2020시즌에도 불펜으로 3차례 등판해 3.1이닝을 던졌다. 두 경기는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세 번째 등판 때 홈런을 맞아 2실점 했다. LA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던 2021년에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를 불펜 투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렇다면 데이비슨이 KBO 리그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을까. 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 3명 전원을 동일 포지션으로 등록할 수는 없다. 투수 2명·타자 1명 혹은 투수 1명·타자 2명으로만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일회적으로 외국인 투수를 타석에 세우거나, 외국인 타자를 투수로 등판시키는 건 가능하다. KBO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남은 선수가 없다거나 하는 경우 일회성으로 기용하는 건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등록 포지션과 다르게 꾸준히 기용한다면 제재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회적 이벤트성 기용이나 남은 자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른 포지션으로 쓰는 건 가능하지만, 전력에 유의미하게 보탬이 될 만큼 ‘편법 기용’하는 건 안 된다는 얘기다.

결국 데이비슨이 투수로 실전 등판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팀이 크게 지고 있고, 더 던질 투수가 없는 상황이 돼야 그나마 가능성이 생긴다.강인권 NC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데이비슨이 투수로도 던진 건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팀이 대패하는) 상황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데이비슨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지금 던진다고 하면 아마 팔이 떨어져 나가겠지만, 투수에 대한 로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팀이 크게 지고 있어야 하는데 괜찮겠느냐’는 말에는 “그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NC가 바라는 건 역시 타자 데이비슨이 뻥뻥 홈런을 때려주는 것이다. 강 감독이 “홈런을 치면 창원NC파크 외야 너머에 있는 대형마트까지 날아갈 것 같다”고 할 만큼 데이비슨의 파워는 압도적이다. 올 시즌 타구 속도 151.1㎞로 단연 1위다. 연장 접전 끝에 6-7로 패한 8일 수원 KT전 때도 동점 홈런만 2차례 날리며 파괴력을 입증했다. 6회 홈런이 125m, 8회 홈런이 120m를 날아갔다.

낯선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선수 다수가 그랬듯 데이비슨 역시 야구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교 졸업 직후인 2009년 1라운드로 MLB 지명을 받았지만,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대 초반에는 야구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따라 전기기술자가 돼볼 생각도 했다. 투타 겸업을 고민한 것도 결국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개막 첫 달 본인의 성적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데이비슨은 “아직 도달해야 할 목표까지 오르지 못했다. B를 주고 싶다”면서 “계속 페이스를 끌어올려서 30홈런 이상은 무조건 치겠다”고 답했다. 8일 현재까지 데이비슨은 타율 0.295에 7홈런, OPS 0.966을 기록 중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