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푸르름 머금은 천연전망대, 발아래 속초 한가득

박주석 2024. 5. 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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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청대산
소나무 무성 ‘속초 8경’ 강원 20대 명산
설악산 최남쪽 해발 230m 막내둥이
정상부 정자·의자 설치 숨고르기 적당
시가지·동해바다·설악 울산바위 한 눈
청대마을 부근 맛집 점심식사 안성맞춤
▲ 청대산에서 바라본 속초시 전경

청대산은 속초8경 중 하나로 해발 230.8m의 낮은 산이지만 나름 쉽지 않은 걸음걸이 코스이다. 출발부터 평이한 코스로 진행되다가 정상 가까이엔 가파른 길이 나와 제법 호흡이 빨라질 수 있다. 출발점인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왕복이 채 1시간이 안되는 비교적 짧은 코스이다보니 정상을 넘어 신라샘으로 내려갔다 다시 정상을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많이 애용된다.

속초시 조양동에 위치한 청대산은 속초 8경 중 하나다. 청대산은 주변에 소나무가 무성해 그 푸르름으로 인해 청대(靑垈)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야8경’에는 우뚝 솟은 산이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병풍을 둘러친 것과 같다고 해 ‘청대화병’이라 표현했다.

▲ ‘속초사잇길 6길’ 표지판

설악산의 제일 남쪽에 있어 설악산의 막내둥이라고도 불린다. 달마봉까지는 험산준령 설악산의 위용을 뽐내다가 주봉산~청대산에 이르러서는 얌전하고 아담하게 내려앉았다. 설악산이 온 국민과 세계인의 명산이라면 청대산은 속초시민의 산이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설악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풍광이 펼쳐진다. 천천히 걷다보면 고운 빛깔의 야생화들이 보이고 특히 가을에 오면 가을색으로 물든 풀과 나무들이 반겨준다. 정상에 오르면 속초 시가지와 동해 바다 그리고 울산바위, 달마봉 등 설악산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천연전망대 역할을 한다.

산 주위에 온정리, 부월리, 논산리, 청대리 등 마을이 포진해있다. 싸리재를 넘으면 상도문마을이 펼쳐진다. 그래서 속초8경 중에 청대산이 으뜸이다. 속초 시민들이 자주 찾는 산이었으나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 청대산 정상 정자

청대산을 오르는 곳은 크게 5개 지점인데 떡밭재 도로 옆 휴먼빌 건너편(현 청대산등산로 주차 장), 삼성 쉐르빌 아파트 옆(옛 주차장), 청대리 마을(청대리막국수 안쪽, 청대산길, 청대마을길)이다. 출발지점은 모두 다르지만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란 공통점이 있다. 원래 삼성 쉐르빌아파트 옆 옛 주차장을 대부분 청대산 출발지점으로 여겼지만 땅 소유주와 속초시 간 임대기간이 끝나 현재는 대부분 지금 주차장 자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청대산 정상은 국립공원 지역으로 조양동 쪽 정상부와 도문동 쪽 등산로는 비법정 등산로이다. 정상에 제당이 있었는데 발굴조사 때 기와와 철마 등이 출토되기도 했다. 청대산 정상에는 정자와 의자가 설치돼 있다. 정상 외에도 등산로 곳곳에 마련된 정자와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고 간단한 먹을거리를 싸와 에너지 충전을 해도 좋다.청대산 등산로는 ‘속초사잇길 6길’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강원관광재단이 선정하는 2024 강원 20대 명산으로도 뽑혔다. 신라샘에서 청대마을 쪽으로 진입하면 토종닭집과 막국수집 등 많지는 않지만 맛집들이 위치해있다. 등산 후 점심식사에 안성맞춤인 곳들이 제법 있다. 청대산 정상을 조금 지나면 신라샘이 있고 싸리재가 남쪽의 상도문리 옹기점말과 북쪽의 청대리, 응골을 연결하고 있다.

▲ 청대산 정상 돌탑

청대리 마을 효제각은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효제충신(효도, 우애·공경, 충성, 믿음)과 예의염치(예절, 의리, 청렴, 부끄러움)를 근본으로 삼았는데 효자각, 열녀각, 효열각, 효제각 건립은 국가가 권장했다. 청대리 효제각은 청대리 장씨 집안에서 만든 각(閣)이다.

청대리는 본래 전통적으로 논산리에 속하다가 1954년 11월 17일 군정에서 민정으로 행정이 이양될 때 인구 증가로 행정상 논산리에서 분리, 독립돼 청대리로 불렸다. 마을 뒤(남쪽)에 청대산이 있어서 청대산 밑이므로 청대리라고 했다. 정상부에서 발굴조사 때 기와, 철마 등이 출토됐으며 주변 지명이 산지당골로 산제당이 정상에 있었다.

옛 논밭 중 묵고 있는 논밭이 많다. 과거에 사람의 출입이 있었고 청대산은 물이 많은 지역이라 산간 지형을 이용한 계단식 영농이 이뤄졌는데 국립공원 지역이라 자연공원법에 따라 사람의 출입과 영농을 통제해 문화적 자산이 사라진 곳이다.

신라샘은 물이 땅속에서 솟아 나오는 곳이다. 인근 주민의 말에 따르면 물로 풀독이나 부스럼을 씻으면 사라진다고 한다. 샘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석간수로 식수사용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싸리재는 남쪽의 상도문1리와 2리(옹구점말), 북쪽의 조양동 청대리와 노학동, 응골마을을 연결하는 고개이다. 조선시대 지도에도 싸리재 표시가 보인다. 싸리재의 의미는 세 가지로 읽힌다. 싸리나무가 많은 고개, 진흙과 모래가 많은 고개라 해서 사니(沙泥)재가 발음변화로 싸리재가 됐다는 설, 살인고개를 뜻하는 살이치가 발음변화로 싸리재가 됐다는 설이다. 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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