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한 K뷰티…'中 의존 줄이기' 전략 통했나 [TF초점]
아모레퍼시픽·LG생건, 실적 부진 끊고 수익성 회복
코스알엑스, 힌스 등 해외 강세 브랜드 잇달아 인수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다시 생기를 찾고 있다. 해외 수출에서 비중이 컸던 중국 시장 의존도를 점차 줄이는 전략이 효과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업계 1·2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을 끊고 올해 1분기 반등을 이뤘다. 화장품 수출 범위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사업 방향성이 주목된다.
중국은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큰 해외 사업 지역이다. 올해 1분기 국내 화장품 전체 수출액 중 26.6%가 중국에서 비롯됐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크게 기울여 온 시장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 외 글로벌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수출 규모는 증가하는데 반해 중국 매출 비중은 점차 줄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약 3조1600억원)로 1분기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지만 2021년 53%에 달했던 중국 비중은 3년새 쪼그라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7% 성장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매출액이 크게 줄었는데도 전체 매출액은 0.2%만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해외사업 매출액은 33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아시아 시장 매출액은 전체 해외 매출액의 약 70%를 차지하는 2316억원으로 같은 기간 14% 떨어졌다.
감소한 중국 시장 매출액은 미주, 유럽, 중동 지역에서 메울 수 있었다. 미주 지역 매출액이 전년 1분기 대비 40%, 유럽·중동 매출액은 52%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팬데믹 등으로 중국과의 교류가 줄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중국 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화장품 사업 수익성을 회복하고 10분기 만에 영업이익 성장을 이뤄냈다. 큰 시장 중국을 놓지 않으면서도 일본 등 해외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2년부터 실적이 나빠지자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 사업 체질을 개선해왔다.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렸다. 지난 1995년 중국에 진출한 뒤 30년 가까이 선보이고 있는 '더후' 화장품은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성분, 효과를 내세우면서 리뉴얼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중국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9.9% 성장했다.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은 일본에서 931억원, 기타 지역에서 861억원 매출을 올렸다. 각각 지난해 1분기 대비 3.6%, 6.3%씩 오른 성적이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 2019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 에이본 컴퍼니' 사업 구조를 개편하면서 비용이 발생해 매출액이 10% 감소했다.
◆ 신규 인수 브랜드 앞세워 中 외 시장 개척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해 1분기 화장품 사업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해외 브랜드 전략이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브랜드를 적극 인수하고,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인기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두 회사를 인수했다.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를 전개하는 타타스내추럴알케미를 지난 2022년 1681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는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약 9351억원을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특히 코스알엑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로, 아모레퍼시픽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실적은 이달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실적에 편입된다. 타타 하퍼는 최근 비건 뷰티 트렌드를 타고 미국 시장에서 팬덤을 구축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알엑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10억원, 매출액은 486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지난 5년간 평균 70%, 매출액은 67%씩 성장했다. 코스알엑스 1분기 영업이익은 595억원, 매출액은 1563억원이다.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아모레퍼시픽 연결 실적의 절반을 뛰어넘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사 기술력과 데이터 자산 등을 기반으로 코스알엑스와 전략적 협업을 늘릴 것"이라며 "현지 물류 인프라 등 채널 협력관계를 공유하면서 사업 연계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운영하는 바바웨이브 지분 75%를 약 425억원에 인수했다. '힌스'는 국내 브랜드이지만 일본 내 젊은 여성 고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현지 시장 매출을 크게 이끌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힌스 매출액은 218억원으로 국내 50%, 해외 50%로 구성됐다. 미국 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LG생활건강의 매출 비중이 높은 국가로, 대표 자사 브랜드 '더후'를 미국에 진출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후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백화점 등을 포함한 온‧오프라인 유통망 진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계획이 가시화 될 경우 발표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기업 인수합병도 지속 검토하는 등 현지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ndex@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취임 2주년] 윤석열 정부 '4대 개혁' 빨간불…동력 확보 관건
- '채상병 의혹' 특검 가시화…공수처, 시간과의 싸움
- 일주일 치료받는 이재명, 복귀 후 '당권 재도전' 몸풀까
- HD현대마린솔루션, 깜짝 상승에…개미들 '20만원' 부푼 꿈
- [트로트 열풍 점검③] "자주 보려고 울산서 이사"…팬들의 삶도 바꿔
- 권은비, '워터밤 여신'에서 '예능 퀸'으로…눈도장 '콕'[TF초점]
- 조국혁신, '장시호 회유 녹취록'에 "검찰 이 정도까지 망가졌나"
- [나의 인생곡(167)] 장은숙 '춤을 추어요', 쿨한 이별 노래
- [의대증원 파장] 법원 판결 앞두고…집행정지 탄원서 제출 잇따라(종합)
- 여자친구 살해 혐의 의대생 구속…"도망 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