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안녕, 대한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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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극장에 관한 내 추억은 단관극장이었던 시절에 본 영화들과 관련이 있다.
내가 대한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중학교 3학년 때 연합고사를 마친 후 단체관람을 한 '벤허'(1959)였다.
그다음에 대한극장에서 본 영화는 '그렘린'(1984)이었다.
대한극장에서 본 한국영화는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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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는 않았지만 포스터가 인상적인 영화는 ‘여자들만 사는 거리’(1976)이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를 번갈아 상영해야 하는 교호상영제도 때문에 가끔 이렇게 철지난 한국영화를 다시 걸곤 했다. 그밖에 대한극장에서 본 작품들로는 ‘로보캅’(1986), ‘라 밤바’(1988), ‘마지막 황제’(1989),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90), ‘베어’(1990), ‘늑대와의 춤을’(1991), ‘그랑 블루’(1993),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1994), ‘탱고 레슨’(1998), ‘빅 히트’(1998)가 있다.
대한극장에서 본 한국영화는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만 생각난다. 이 영화는 MBC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정은임 아나운서에 이어 2대 MC가 된 이일화 배우가 나와서 보러 갔다. ‘탱고 레슨’을 볼 때에는 유독 좌석 시트가 더러웠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상영 며칠 전에 프랑스 월드컵 조별 예선 ‘한국 대 벨기에전’을 중계 상영했다. 경기에 열광한 아마 많은 관객이 흥분해서 일어나 좌석을 밟아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길거리 응원이 등장하기 전에 생긴 일이다.
그리고 이 중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은 ‘베어’이다. 지금은 아내가 된 학교 후배와 함께 본 첫 영화였다. 큰 화면의 위력을 알려주고, 동원의 기억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대한극장.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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