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호, 그렇게 가장이 되어간다[스경X피플]

하경헌 기자 2024. 5. 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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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조세호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예능 ‘눈떠보니 OOO’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ENA



모든 사람이 그렇듯, 방송하는 사람도 큰 성장을 하는 계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이 시련이기도 하고 실패이기도 하며, 큰 성공이기도 하다. 때로는 인생에서 얼마 없는 큰 이벤트가 사람을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면 결혼이나 출산이다.

방송인 조세호에게는 이러한 과정이 한 번에 밀려들어 왔다. 한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결정을 하자, 일도 잘 풀렸다. 급기야 연예계 생활에서 꼭 한 번은 해보고 싶던 메인 MC 자리가 연이어 밀려왔다. 2024년은 조세호에게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호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새 예능 ‘눈떠보니 OOO’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안제민PD를 비롯해 MC 조세호와 비투비 이창섭 그리고 출연자로 방송인 김동현과 가수 권은비가 참석했다.

방송인 조세호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예능 ‘눈떠보니 OOO’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NA



조세호는 2001년 SBS 공채 6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10년을 ‘양배추’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군 복무를 마친 이후부터는 본명인 조세호로 활동했다. 2014년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를 통해 예능 MC로 이름을 알린 이후 KBS2 ‘해피투게더 시즌 3’와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주간 아이도 시즌 3’ 등의 MC를 맡았지만, 아직 메인 MC의 경지에는 오르지 못했다.

오랜시간 그의 자리는 메인 MC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재미를 가미하는 ‘보조 MC’의 역할이었다. 이는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이미지로 구체화했는데, 조세호는 ‘국민 MC’인 유재석의 곁에서 수시로 지적을 받아 가며 성장하는 캐릭터로 ‘2인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지난달 9살 연하의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알리고 오는 10월 결혼을 알리면서부터 그의 행보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ENA를 중심으로 그를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위치시키는 기획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방송인 조세호와 비투비 멤버 이창섭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예능 ‘눈떠보니 OOO’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NA



지난달 8일 첫 방송 된 ENA ‘찐팬구역’이 시작이었다. 프로야구 KBO 리그의 한화 이글스 연예인 팬들의 처절한 응원기를 다룬 프로그램에서 조세호는 이른바 ‘낀팬’의 역할로 두 팀의 유니폼을 조합한 유니폼을 입고 수시로 응원팀을 바꾸며 난처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물론 ‘찐팬’인 인교진과 김태균, 차태현, 이장원을 조율하는 MC는 아니었지만, 그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낀팬’만이 줄 수 있는 재미에 몰두했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은 ‘스포츠 선수가 나오지 않는 스포츠 예능’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이 ‘눈떠보니 OOO’이었다. 무려 메인 MC의 자리가 왔다. 그의 자리 같았던 보조 MC석에는 비투비 출신으로 내향적인 성격을 캐릭터로 만든 이창섭이 앉았다. 이창섭은 예능계 대선배인 조세호의 곁에서 편하게 기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결혼 발표를 한 후 제작진의 축하를 받고 있는 조세호(왼쪽). 사진 유퀴즈 온 더 블럭 SNS 캡쳐



조세호는 이날 유난히 말이 수려하게 잘 풀리는 경험을 했다. “대단히 반갑습니다. 상당히 고맙습니다”라는 특유의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한 조세호는 결혼 발표 후 처음 취재기자들의 앞에 나서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부끄럽지만 결혼발표가 나고 나서 기자님들 앞에서 인사를 드리게 됐다. 축하 기사를 써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세호는 “메인 MC가 제게는 부담스러운 옷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 하고 싶었는데 좋은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레는 책임감이 있다. 결혼생활도 열심히 잘하고 싶고, 방송도 잘하고 싶다.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됐다”고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조충연 아나운서에게도 “결혼선배님이시니까 조언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방송인 조세호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 서울에서 열린 ENA 예능 ‘눈떠보니 OOO’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NA



조세호의 예능 속 이미지는 캐릭터로 인해 다소 가볍거나, ‘프로불참러’라는 이미지로 희화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연애에 앞선 조심스러운 모습은 사랑에 있어서는 진중하고 세심한 남자라는 이미지를 생겨나게 했다.

그리고 메인 MC로 올라선 이후 프로그램을 아우르는 모습에서는 이제 한 가정의 가장으로도, 한 프로그램의 가장으로도 마음의 준비를 끝낸 남자의 결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그는 시종일관 조충연 아나운서로부터 “말씀을 잘하신다”는 찬사를 받았다.

결혼을 통해 일도 한 단계 성장하고, 인간으로도 한 단계 성장을 도모하는 조세호.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한 명의 예능인이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한 움큼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조세호는 그렇게 가장이 되어가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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