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천하람 “윤석열 기자회견 점수는 0점” [김은지의 뉴스IN]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자
“윤 대통령 기자회견 점수는 ‘0점’, 모두 발언은 ‘모두를 실망시키는 발언’뿐”
“대통령실 여전히 왜 국민들이 등 돌렸는지 모르거나, 알면서도 딴청 피우는 것”
“장예찬 뉴미디어비서관 설?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 계속 쓰겠다는 뜻”
“채 상병 특검법 거부...무기명 투표서 찬성표 던질 ‘8명의 의인’ 국민의힘에 있을 것”
“최근에도 정진석 비서실장 전화 받아…너무 세게 하지 말라는 뉘앙스”
“한동훈 콘텐츠 없이 인기만 앞세워 출마하면 본인에게 불행한 결과될 것”
“‘사시 18기’ 김주현 민정수석 임명의 의미는 한동훈, 이원석, 이복현 꼼짝말란 것”
“민주당 내 국회의장 선거 정말 치열해…후보들 아침이고 주말이고 직접 찾아와 공들여”
■ 진행자 /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었는데요. 오늘 기자회견의 총평으로 점수를 매긴다면요?
■ 김성회 / 저는 빵점이요. 기대도 없었고 나온 것도 없다. 단 하나도 예상에서 벗어나는 얘기가 없었잖아요. 점수라는 걸 매길 기준을 모르겠어요. 대통령의 평소 생각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총선에서의 민심이 준엄하게 꾸짖었잖아요. 그러면 ‘내가 이런 점에서는 좀 바뀌기로 했습니다’를 설명해 줘야 했는데, ‘그건 모르겠고 나는 이런 걸 할 생각입니다’를 말하고 그쳤기 때문에 뭐 평가할 게 없었어요.
■ 천하람 / 저도 빵점. 쌍 빵점으로 가시죠(웃음). 저는 실시간으로 봤는데 보다가 일부러 멈추고 딴짓을 많이 했습니다. 1배속으로 보기에 내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시간은 2배속이 불가능하잖아요. 쟁여놓고 2배속으로 봤습니다. 대통령 메시지의 문제점은 흥행이 안 된다는 겁니다. 저처럼 눈을 시뻘겋게 뜨고 대통령이 무슨 잘못된 말씀을 하시는지 보는 정치 초고관여층에게도 별로 재미가 없어요. 보수 언론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에 대한 기사가 오히려 쏟아지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면 보수층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소비 안 한다는 거예요. 차라리 한동훈 전 위원장에 대해 얘기하는 게 낫다는 거죠. 오늘 기자회견도 이렇게 오랜만에 하는 거면 일주일치 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3~4일 치 뉴스는 가져가야 돼요. 근데 제가 봤을 때 내일만 돼도 시들할 거예요.
■ 진행자 / 23분 모두발언은 어떻게 보셨어요?
■ 천하람 / 모두를 실망시키는 발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완전히 봉창 두드리는 말씀이었던 게 윤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근데 국민들이 화난 건 민생 때문이 아닙니다.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의 온기를 살릴 거라고 기대하는 분들 거의 없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왜 등을 돌렸는지 이야기하려면, 정무적인 부분에 대한 사과들이 나와야 하고, 공정과 상식을 배신한 부분들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이 나와야 돼요. 그 얘기를 안 하고 ‘제가 몇 개국을 다니고 우리 외교 영토가 넓어지고…’ 그런 말들이 와닿지 않아요. 그나마 새로운 얘기 뽑아낼 수 있는 게 저출생대응기획부였는데, 그것도 사회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면 교육부는 격하시키겠다는 얘긴지, 여가부는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요약하자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모두 왜 국민들이 등을 돌렸는지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도 딴청을 피우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 진행자 / 그래도 기자회견은 꽤 길게 했거든요. 어떤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 김성회 / 처음에 총선 결과에 대해서 평가하는 질문이 나왔는데, “민생을 잘 못 살펴서 그런 것 같다”는 사과의 말씀을 하시는 부분이 저한테는 제일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은 ‘이채양명주’라고 불리는, 윤 대통령이 어떠한 답도 내놓지 못했던 총선 실패 이유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단 하나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어요. 정말 물가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답한 거면 앞으로 3년도 달라질 게 없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저는 암담해졌습니다.
■ 진행자 / 나였으면 이걸 좀 물어봤겠다 싶은 질문도 있을까요?
■ 천하람 / 장예찬 후보님 정말 비서관으로 오는 거냐 물어보고 싶어요. (대통령실) 뉴미디어비서관 설이 있었잖아요. 제가 요즘 장예찬 후보를 거론하는 이유는 장예찬의 길이라고 하는 것이 하나의 ‘아이코닉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정치인이 권력에 줄을 서서 거기서 나오는 혜택, 일종의 부스러기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입신양명의 길 중에 하나겠죠? 저는 ‘이준석의 길’과 ‘장예찬의 길’을 종종 대비되는 표현으로 사용하는데요. 총선 이후 장예찬 후보를 다시 기용하는 건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을 다시 중용하겠다, 쓴소리하는 사람보다는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쓰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거죠. 사실 정진석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 진행자 / 특검법과 관련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조건부 수용이다, 아니다로 갈리던데 어떻게 보셨어요?
■ 천하람 / 보수 성향의 언론이라고 평가받는 쪽에서 어떻게든 민심을 수용했다는 쪽으로 끌고 가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보수 성향 언론도 ‘매운맛’ 질문들을 예전보다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대통령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없이는 지금 이 정권이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고 느껴졌고요. 내용 면에선 그냥 특검 안 하겠다는 얘기인 거지 않습니까? 과거 사례에서도 보듯이 꼭 수사가 완벽하게 마무리되고 그 수사에 대한 평가가 다 이뤄지고 나서 특검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대통령 말씀은 너무 좀 한가롭다, 원론적인 수준이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 김성회 /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요. 민정수석 부활시키고 이원모 전 비서관을 공직기강비서관에 앉히는 것만 봐도 그래요. 윤 대통령은 국면 전환용으로 개각하지 않는다고 그래요. 이건 질문을 이해 못 하는 거예요. 국민들이 대통령을 못 자르니까 장관들이라도 바꿔서 제대로 된 국정운영을 하라는 거거든요. 부자 감세로 총선에서 평가받았구나 생각하면 기재부 장관을 자르고 새로 뽑으라고요. 국면 전환용으로 개각하지 않겠다는 건 출제자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답변이기 때문에 저는 빵점을 줄 수밖에 없어요.
■ 진행자 / 당장 22대 국회에 채상병 특검법 등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요. 국민의힘이 108석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해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재의결을 위해서는 8표를 어떻게 가지고 오느냐의 문제일 텐데, 이게 가능할 거라고 보시나요?
■ 김성회 / 재의요구에 들어가면 무기명 투표로 전환되거든요. 특히 채상병 특검 문제와 관련해선 이견이 없다고 봅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거는 좀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대통령 임기는 27년까지고 의원 임기는 28년까지거든요. 채상병 특검에 반대하는 정당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는 건 굉장히 부담이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기명 투표에서 법안에 찬성할 ‘8명의 의인’이 국민의힘에 있을 거라고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천하람 /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 국민의힘 구성원들, 특히 당선자들은 다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선거에서 생환한 사람들입니다. 그중에 이제 정말 아슬아슬하게 수도권에서 명승부를 펼친 당선자들을 제외하고는 별로 움직임이 없어요.
■ 김성회 / 그걸 떠나서 이번 국회에서 재의요구가 들어가는 거잖아요. 21대 국회에서 25명 정도가 국민의힘에서 출석을 안 해도 통과를 시킬 수 있습니다.
■ 천하람 / 저는 그거 어렵다고 봐요. 솔직히 낙선하고 낙천하신 분들이 꽤 많은 건 사실인데, 정진석 비서실장을 왜 뽑았겠습니까? 그런 거 하라고 뽑은 거 아니겠어요?
■ 진행자 / 그런 일을 잘 하시는 분인가요?
■ 천하람 / 잘 하시는 분입니다.
■ 김성회 / 전화 많이 받아보셨어요?
■ 천하람 / 저는 최근에도 받았죠. 그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뉘앙스만 공개하자면, “너무 세게 하지 마” 그런 식의 약간 귀여운 말씀 같은 것들이죠.
■ 진행자 / 그러면 좀 설득이 되나요?
■ 천하람 / 아니요(웃음). 저야 이미 나온 입장이고 다른 당이지만, 국민의힘 구성원이라면 또 계속해서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은 어쨌든 당의 선배 정치인의 요청이나 부탁을 거절하기가 간단한 문제는 아니죠.
■ 김성회 / 비서실장으로 신분이 바뀐 상태인데 전화를 했다는 건 ‘당신도 나한테 전화를 할 수 있어’라는 여지를 열어놓는 거잖아요. 저는 그런 데에서 압박이 있을 수 있고, 그게 정진석 비서실장이 잘하는 일이라면 잘하는 일이라고 봐야겠네요.
■ 진행자 /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여권의 권력 동향을 살피는 한 포인트인 것 같은데요. ‘출마할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천하람 / 한동훈 전 위원장이 아직 인기가 있는게 솔직히 잘 이해는 안 돼요. 이론적으로 보면 황교안 전 대표보다 뿌리가 더 없어요.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저희가 ‘긁어본 복권’ ‘전쟁에서 진 용병’ 이런 표현들을 쓰는데, 황교안 대표 때와 다르게 보수 지지층 안에서 미래가 있다는 반응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안 할 것 같아요. 인지도 면에서 출마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돼요. 다만 당원 100%라고 하면 더욱 조직력을 갖춘 국민의힘의 중진, 대표적으로 나경원 전 의원 같은 분과 붙었을 때 녹록지 않아요. 된다고 해도 문제인 게, 대통령과 아주 각을 세워야지 미래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하면 배신자 프레임에 바로 걸려요. 이번 총선에서도 약간의 티격태격은 있었지만, 근본적인 차별적은 보여주지 못했어요. 콘텐츠가 보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기만 앞세워서 당을 이끈다? 저는 본인에게 굉장히 불행한 결과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회 / 이번에 김주현 민정수석을 임명하는 과정을 보면요. 그분이 사시 기수 18기인데, 현재 이원석 검찰총장하고 9기수가 벌어져 있고 또 윤 대통령에게는 학교 후배예요. 윤석열 정권 초기에는 자기가 써본 후배 검사들로 정권을 구성해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이 후배들이 고개를 드는 걸 느낀 거죠. 그래서 급하게 10기수 차이 나는 선배를 꽂은 거예요. 밖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자기들끼리는 엄청난 의미거든요. ‘이원석, 한동훈, 이복현 꼼짝 마’란 메시지라고 저는 봐요.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윤석열을 극복하는 당대표로 출마한다? 가능성도 높지 않고 사정기관의 덫에 걸려들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못 나올 것 같아요. 이번 총선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만들어낸 드라이브, 즉 ‘운동권 심판’이나 ‘이조 심판’도 안 먹혔잖아요.
■ 천하람 / 대통령이 검사 조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선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윤 대통령의 두려움도 두려움이지만 제가 알고 있기로는 여러 사람에게 제안했는데 줄줄이 거절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들은 겁니다.
■ 진행자 / 두 분 모셨으니까 각 당의 상황도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 다음 주면 민주당이 국회의장 선거를 하잖아요. 초선 당선자들의 표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기사들이 많던데요.
■ 김성회 / 하루에도 몇십 개씩 당원들에게 문자가 옵니다. 다들 ‘복붙’이 하나도 없고 내용이 절절합니다. 한 사람만 소개하면 안 되니까 몇 개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언론개혁 검찰개혁 무능한 윤석열 정권 심판해야 합니다. 추미애 당선자를 22대 국회의장으로 선출해 주시길 바랍니다. 부디 소중한 한 표 국민과 당원을 위해서 행사 부탁드립니다’ ‘미스터 피자 OO점을 운영했던 OOO입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어디 하소연할 곳 하나 없는 저희의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미스터 피자 갑질 사태 때 우원식 의원은 저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싸웠습니다’ ‘민주당 단독으로 ‘이채양명조’를 밀고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니 개혁에 앞장서는 정성호 의원을 찍어주세요’ ‘미디어 악법과 4대강을 막기 위해서 조정식 의원이 혈혈단신 싸웠습니다. 조정식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만들어야 민주당의 미래가 있습니다’ 등등. 압도적인 문자가 누구인지 여쭤보시는데, 정말 골고루 입니다. 사실 여기도 치열하고 후보님들도 엄청 치열하세요. 어떤 분은 아침 7시에 저를 찾아오셔서 커피를 한잔 드시고 가기도 하고, 어떤 분은 주말까지 저희 사무실에 찾아오셔서 밥을 드신 분도 있고요. 조금 전에도 여기 오는데 한 분이 이번 주말에 밥 먹자고 전화를 하시고… 이분들이 괜히 다선을 한 게 아니라는 게 느껴집니다. 굉장히 긴 시간 공을 들이시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초선 당선자들이 굉장한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 진행자 / 얼마 전까지 유권자한테 표 달라고 하셨던 입장인데, 또 바로 바뀌었네요.
■ 김성회 / 제가 정말 반성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요. 다선들이시니까 손의 악력들이 정말 대단하거든요. 악수만 해봐도 그 경륜이 느껴져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개혁신당은 비교섭 정당이다보니 아무래도 상임위 배분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도 어디를 고민하고 계시나요?
■ 천하람 / 경제 부처를 다루는 정무위나 산자위, 기재위 위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봤을 때 법조인 출신이 앞으로 정치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빨리 법조인 딱지를 떼야 합니다(웃음). 물론 법사위에 가더라도 재밌게 할 수 있겠지만, 미래를 여는 정치인으로 변신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거시경제 분야를 더 열심히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김민하 시사평론가, 김영화 기자, 김성회 당선자, 천하람 당선자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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