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던 시민들 “하던 말 반복, 안 바뀌겠다는 것” 실망
민생 현안엔 “상투적”…일부에선 “민감 주제 안 피해” 긍정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진행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편에선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라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른 한편에선 “다양한 현안에 본인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이날 오전 11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윤석열 정부·윤석열 대통령·기자회견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올랐다. 기자회견 유튜브 생중계에는 수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회견 초반 해병대 채 상병 사건 특검법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최모씨(28)는 “대통령이 꼭 ‘특검을 받겠다’는 것이 아니더라도 ‘의혹에 송구하다, 경위는 이렇다’며 자세한 설명을 할 것이라고 봤다”며 “해병대 특검 언급은 그냥 ‘나를 믿어달라’고만 말하는 걸로 들렸다”고 했다. 이어 “총선 후 협치를 강조했는데 기자회견 내용대로라면 앞으로 야당과 협력이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이날 SNS에서 “결국 특검은 다 거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오늘 답변을 들으니 특검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람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시간이었다” “선거로 심판을 받으면 변해야 하는데” 등 반응도 나왔다.
반면 “과거보다 표현 등이 진전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대학생 이모씨(25)는 “(김 여사 의혹에) 직접 ‘사과’라는 표현을 쓴 만큼 달라질 여지도 있을 것 같다. KBS 대담 때보다는 나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승훈씨(46)는 “그래도 대통령이 민감한 주제를 피하지 않고 자신 있게 얘기한 것 같다”고 했다.
민생·물가 등 경제 현안에 답변 내용이 모호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문모씨(59)는 “민생 경제가 어려운 것에 대해 ‘세계적 고금리, 고물가 때문’이라는 답변은 상투적으로 들렸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없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부동산 세제 완화 등에 대해서는 “물가 문제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 같다. 규제 완화로 자본가만 혜택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경제학 원론 같았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생각보다 무난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상식적인 수준의 답변이 많았다고 느꼈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견이) 진솔해 보였다. 앞으로도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면서 정치·외교·경제 등 여러 현안에 안정적으로 답변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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