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전 통역사 “1700만달러 빼돌렸다”
혐의 인정…7~9년 징역형 받을 듯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의 전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사진)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1700만달러가량을 빼돌렸다는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미즈하라는 2022년 오타니에게서 훔친 400만달러가 넘는 ‘수익’에 대해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 역시 인정해 미국 세무당국에 115만달러가량의 벌금을 내야 한다.
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2억원)를 불법으로 이체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키로 검찰과 합의했다.
미즈하라가 인정한 은행 사기 1건에 대한 미국 법상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 1건에 대한 형량은 최대 징역 3년이다.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오타니의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확보, 1700만달러가량을 자신의 계좌 등으로 이체했다. 미즈하라는 이를 위해 은행에 등록된 오타니의 e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자신의 것들로 바꿔, 은행이 계좌 이체를 승인할 때 오는 확인 전화 등이 오타니 대신 자신에게 오게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검찰에 따르면 실제로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은행 직원과의 통화에서 24차례 오타니를 사칭했다.
혐의를 인정한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1700만달러가량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그가 오타니에게서 갈취한 돈을 ‘수익’으로 본 미국 검찰은 그의 세금 신고 누락 등에 대해서도 기소키로 했다.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즈하라는 114만9400달러의 세금과 관련 이자, 그리고 벌금도 내야 한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피고인의 속임수와 절도의 규모가 엄청나다”면서 “그는 오타니의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위험한 도박 습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건의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최대 3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그가 검찰과 합의했기 때문에 징역형이 두 단계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형량조정제도에 따라 미즈하라에게 권고되는 징역형이 최대 7년에서 9년 사이가 될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는 전망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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