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 공격’ 의대생, 현장서 옷 갈아입었다…신상은 ‘비공개’

이혜영 기자 2024. 5. 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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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이 계획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리 흉기를 준비했던 가해자는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 차례 공격했고, 범행 후 옷까지 갈아입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동갑내기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아무개(25)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께 서초구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옷을 미리 준비한 뒤 갈아입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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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해자 신상까지 유포될 가능성 고려
계획 범죄 정황…사이코패스 검사 검토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5월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이 계획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리 흉기를 준비했던 가해자는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 차례 공격했고, 범행 후 옷까지 갈아입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족 입장을 고려해 가해자의 신상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동갑내기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아무개(25)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께 서초구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혈흔이 묻은 옷은 가방 안에 넣어뒀다.

최씨가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도 가해자가 옷을 바꿔입고 있던 탓에 즉각적으로 범행을 인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행 장소에서 최씨를 끌어냈고, 이후 '가방을 두고 왔다'는 말에 현장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피해자를 발견했다. 긴급체포된 최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당시 가방에서 혈흔이 묻은 의류를 확보해 감정을 진행 중이다. 최씨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옷을 미리 준비한 뒤 갈아입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최씨가 계획 범죄를 벌인 정황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씨는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한 뒤 범행 장소로 피해자를 불러냈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최씨의 국선 변호인도 "최씨가 (영장 법정에서) 계획 범행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은 최씨가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준비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 후) 투신하려 했다"고 한 최씨 진술의 사실 여부도 따져볼 방침이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최아무개(25)씨가 5월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동맥 20여 차례 찔러…사이코패스 검사 검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피해자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사인은 흉기에 찔린 출혈(자창에 의한 실혈사)로 조사됐다. 최씨는 경동맥이 지나는 피해자의 목 부위를 20여 차례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최씨를 면담한 뒤 진술 분석을 거쳐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충동성·공감 부족·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결과 확인까지는 열흘 가량 소요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의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는 나쁜 경험(유급)이 최씨에게 성격적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며 사이코패스적 성향도 의심된다고 추정했다. 

경찰은 최씨 및 주변인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통해 구체적 범행 경위를 파악하고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최씨의 신상정보는 비공개하기로 했다. 최씨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피해자에 대한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퍼질 수 있다는 유족 우려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최씨는 과거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뒤 서울 소재 의과대학에 입학해 재학 중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최씨는 물론 그의 가족과 피해자의 신상정보까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피해자의 친언니는 숨진 동생의 SNS 계정 댓글을 통해 "저희 가족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동생이 조금이라도 편히 잠들 수 있게 동생의 신상이 퍼지는 것을 막고자 동생 SNS 계정을 비공개 또는 삭제하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계속 오류가 걸려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디 동생에 관한 억측은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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