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 아” 살해 순간마저 라이브…유튜버 갈등, 칼부림 참극으로 끝났다
가해자·피해자 모두 유튜버
서로 비난하며 갈등 빚어와
피해자 라이브 방송하고 있어
비명소리 등 당시 상황 담겨
살해후 도주한 가해자, 검거 뒤
“바다 못본게 아쉽다” 글 올려
피해자와 피의자 둘 다 50대 유튜버로 피해자는 피습 당시 라이브 방송중이었다. 피해자 유튜브에는 비명 등 피습 상황이 일부 노출됐으며, 피의자는 경찰에 붙잡힌 뒤 자신의 유튜브에 “바다를 못 본 게 아쉽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9일 오전 9시 50분께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길 건너편에서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칼로 찌르고 도주했다. 사건 현장을 본 목격자는 “사무실에 있는데 뭐가 억억하는 소리가 들려서 창 밖을 보니 한 사람이 칼을 들고 사람을 찔러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횟집에서 사용하는 칼처럼 아주 날카롭고 컸다”고 말했다. 이 목격자는 “칼에 찔린 사람의 몸에서 피가 솟자 건너편에 있던 법원 경위가 뛰어와서 손으로 지혈을 했고 이후 119가 도착했다”며 “용의자가 차량을 타고 도망가는 장면도 봤다”고 말했다.
평일 오전이었던 이날도 여러 행인들이 이곳을 지나다녔다. 사건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은 크게 놀라서 대피하는가 하면 보도블록에 낭자한 혈흔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폭행 사건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A씨와 B씨는 평소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으며 구독자는 수천명대다. 이들은 3년전부터 상호 비방과 폭행을 이어온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열리는 폭행 사건 재판에서 A씨는 피고인, B씨는 피해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다”며 “지난해 7월부터 부산의 한 경찰서에 서로 비방한 혐의 등으로 수십건씩 고소장을 넣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A씨는 전날 부산의 한 마트에서 길이 30∼35㎝가량인 흉기를 구매했고, 도주에 사용할 차량도 미리 빌렸다고 한다. A씨는 이날 재판에 들어가기 전 법원 인근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던 B씨를 수차례 찔렀다. 경찰은 A씨가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면서 피해자 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B씨는 무언가를 예상했는지 유튜브 채널 마지막 영상 제목에 ‘화이팅 팬분들 112 신고준비’라는 문구를 남겼다. 영상을 보면 마지막 즈음에 “뭔가 X 되는 상황인거 같다. 아 이거 긴장되네”라는 말과 함께 영상이 끊기고 “아...어...하지마...아...”등의 소리만 나온다. 칼로 습격당한 피해자가 저항하면서 낸 소리로 들린다.
A씨는 범행후 차로 도주했으나 사건 발생 1시간 4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경북 경주에서 검거됐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 드립니다. 경주에서 검거됐습니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네요. 그동안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사람을 찔러 죽여놓고 유튜브에 어떻게 저런 글을 올릴 수 있나”며 “백주에 도심 한복판에서 칼부림이 난 것도 무섭지만 사람을 죽여놓고 아무렇지 않게 글을 올리는 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연제경찰서로 압송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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