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우주 과학 옛날이야기’[책과 삶]
별을 읽는 시간
게르트루데 킬 지음 | 김완균 옮김
비룡소 | 396쪽 | 1만7000원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게만 정신이 팔려, 자기들만이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 … 그러나 우주는 무한하게 크고, 하찮고 어리석은 문제를 가진 우리 미미한 인간들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어. 우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열 살 윌리엄은 무뚝뚝한 이모할머니 군보르에게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렸다가 저런 핀잔을 듣는다. 늘 어린이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으면서 자란 윌리엄은 당황한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인가?’ 이모할머니가 고개를 젓는다. 인간 하나하나의 삶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어린이든 어른이든 사실 인간은 무한히 큰 우주 속 작은 행성에 사는 미미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고. 인간은 종종 그렇게 자기중심적이라고.
게르트루데 킬의 <별을 읽는 시간>은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우주 과학 옛날이야기’다. 군보르는 물리학자다. 늘 부스스한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채로 무언가에 몰두해 있다. 열역학 법칙을 이용해 직접 만든 커피메이커로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 마시고, 집에 손자가 왔는데도 필요한 말 외에는 거의 건네지 않는다. 우연히 시작된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는 대화 주제가 ‘우주의 중심은 지구’라고 생각했던 시대의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까지.
군보르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시작한 코페르니쿠스, 천체 정밀 관측을 시작한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 행성의 궤도가 타원형임을 밝혀낸 케플러,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로 유명한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 등 위대한 과학자 10인의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들려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지동설부터 상대성이론까지 이어진 과학사를 느슨하게나마 알 수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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