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 앞 대낮 칼부림…유튜버 간 분쟁이 참극 불렀다(종합)

김준용 기자 2024. 5. 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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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대낮 부산시내 한복판에서 한 유튜버가 갈등을 벌이던 다른 유튜버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고소·고발이 1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반목했는데, 범행 이후 경북 경주시로 도주했다가 사건 2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된 피의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바다를 보지 못해 아쉽다' 등의 글을 남기며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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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문제로 고소·고발 100건

- 예정된 공판날 노상서 1명 살해
- 피의자, 범행 후 렌터카로 도주
- 경주서 체포…경찰, 영장 예정
- 현장 실시간 방송 중계돼 ‘충격’

평일 대낮 부산시내 한복판에서 한 유튜버가 갈등을 벌이던 다른 유튜버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벌어진 범행이었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고소·고발이 1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반목했는데, 범행 이후 경북 경주시로 도주했다가 사건 2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된 피의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바다를 보지 못해 아쉽다’ 등의 글을 남기며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9일 5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도주한 혐의를 받는 A 씨가 경찰에 체포돼 연제경찰서에 인계되고 있다. 오른쪽은 A 씨가 범행을 저지른 부산법조타운 현장. 박수빈 이원준 기자


부산연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유튜버 A(50대) 씨를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인계받아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방법원·검찰청 맞은편에서 다른 유튜버 B(50대)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범행 이후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타고 경북 경주시로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약 2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35분 경찰에 검거됐다.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이날 오전 11시4분께 사망했다.

유튜브 방송을 하던 이들은 사생활과 관련한 건으로 사이가 틀어져 서로 100건이 넘는 고소·고발에 연루돼 있을 정도로 반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지난 2월 부산금정경찰서 앞에서는 A 씨가 B 씨를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B 씨는 3주 진단서를 끊어 A 씨를 폭행·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이날은 이 사건의 공판이 예정돼 있었다. 이날 B 씨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법조타운 인근을 돌아다니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중이었다. B 씨는 A 씨가 자신을 공격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한다” 등의 말을 하면서 법조타운 인근을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B 씨는 습격을 받은 듯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져 아무 것도 비치지 않는 화면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B 씨의 신음소리는 라이브로 방송됐다.

범행 직후 A 씨는 렌터카를 타고 경주 방면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경북경찰청에 지원을 요청해 경주톨게이트를 통과하는 A 씨의 차량을 추적해 검거했다. A 씨는 자신의 유튜브 게시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보지 못해 아쉽다. 그동안 고마웠다’ 등의 글을 남겼다. 경찰은 이날 오후 A 씨를 연제경찰서로 압송해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는 범행 전 직접 렌터카를 빌려 범행 현장 인근에 준비해 둔 점에서 계획 범행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범행이 발생한 부산법조타운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인 법조인도 많았다. 모 법무법인 관계자는 “백주대낮에 이런 사건이 벌어져 어안이 벙벙하다”며 “소송 당사자들의 사건이지만 이를 계기로 법률 관계자들을 향한 2차 가해가 이뤄지지 않을까 두려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6) 씨는 “전세사기 소송건으로 법원에 가는 중이었는데, 뉴스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며 “현장 근처에 가기 겁이 나 소송 자료는 우체국 등기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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