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변심과 8만전자 '3일 천하'

강서구 기자 2024. 5. 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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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8만전자’ 돌파했지만…
3거래일 만에 8만원대 무너져
올해 8조3000억원 사들인 外人
9일 돌연 990억원어치 매도
일시적 현상인가 추세 변화인가

13거래일 만에 '8만전자' 고지를 찍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원대를 지키는 데 결국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일 전 거래일 대비 3700원 상승하며 8만1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이날 하루에만 4.77%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8만전자'를 달성한 지 3거래일 만인 지난 9일 주가가 7만9700원으로 1.97% 떨어지며 8만원대를 내줬다. 줄곧 매수세를 유지하던 외국인 투자자가 99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게 결정타였다.

8만원대에 올라섰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주저앉았다.[사진=뉴시스]

■ 8만전자와 외국인 = 사실 '9만전자'를 앞두고 주저앉았던 삼성전자 주가가 '8만전자'를 돌파한 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7일 외국인 투자자가 5915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고, 2512억원을 순매수한 기관투자자도 힘을 보탰다. 개인투자자는 8286억원 순매도했다.

개미와 달리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바잉(Buying)'을 유지해 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삼성전자의 주식을 8조25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0조4017억원의 순매수했다는 걸 감안하면 전체의 40.4%를 삼성전자에 베팅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3월과 4월엔 각각 2조9707억원, 2조1118억원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가 '바잉 기조'를 유지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반도체 랠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순매수를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점유율이 지난해 2%에서 올해 5% 수준으로 상승하고, 2025년엔 10%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12만원으로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HBM, eSSD(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확대하고 있다"며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HBME3(5세대 HBM) 매출은 2분기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부터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증가와 함께 범용 D램의 수요도 좋아질 것"이라며 "2분기 HBM3E 최종 품질 승인 이후 HBM3E 출하 비중이 전체 HBM 출하량의 70%를 웃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HBM 출하량은 엔비디아·AMD 등 북미 GPU 업체들과 공급 협의가 끝난 물량만 따져봐도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각각 11만원, 12만원으로 제시했다. 올 2분기 HBM3E 양산에 돌입할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 엇갈린 외국인과 개미 = 문제는 개인투자자다. 시장의 낙관론과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개인투자자는 3월 4조7483억원, 4월 336억원, 5월(8일 기준) 9641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3월부터 개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역으로 풀어보면, 주가 상승기를 탈출 기회로 활용하는 개인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의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개미가 '셀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까지 '매도'로 돌아서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빠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진 게 다름 아닌 9일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990억원어치를 팔아서 '8만전자'가 무너지는 데 한몫했다. 과연 삼성전자의 주가는 시장의 전망처럼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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