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대한 공포? 속 빈 각설탕의 당 함량 걱정 같은 건 아닐까

채병효 스타라이크 대표이사 2024. 5. 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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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Tech] ‘AI 위협론’은 과장이며 기우라는 주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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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의균·Dall·E

각설탕 무게는 하나에 대략 3g입니다. 4개를 모아야 요리에서 흔히 ‘한 큰 술’이라 말하는 단위인 12g에 겨우 맞먹는, 덩치에 비해선 의외로 적은 양인데요. 각설탕 안쪽은 공기로 들어찬 텅 빈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방송가에선 음식과 더불어 쌓아둔 각설탕을 보이며 당 포함량을 암시하는 기법을 흔히 씁니다만, 실제 각설탕 무게를 알고 나면 그러한 모습이 예전만큼은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않지요.

과학이나 테크 분야엔 이처럼 ‘알고 나면 덜 무서운’ 화두가 흔한 편인데요. 인공지능(AI)도 그중 하나입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3월 발간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 양성 과제’ 보고서에서 국내 전체 일자리 중 13.1%에 이르는 327만개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하며 “미래 일자리 소멸 대책을 미리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채용의 약 40%가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게 되고, 특히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 경제권으로 한정하면 60%에 달할 전망”이라며 “AI의 영향을 받는 일자리 중 절반가량은 노동 수요가 줄며 임금 하락과 고용 감소를 촉발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일자리 몇몇은 아예 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8년 전 당대 최고 AI였던 ‘알파고’와 맞붙어 본 경험이 있는 바둑 기사 이세돌은, 지난 3월 구글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AI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는 조금 과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면 못 따라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AI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석학인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도 지난해 7월 서울대 초청 강연에서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과장이다. AI는 점진적으로 발전하며, 제대로 관리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AI의 위협이 그저 실체 없는 공상이라 말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다만 ‘사실은 내부 밀도가 낮은 각설탕 무더기’처럼, AI를 향한 공포심 또한 어느 정도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에서 과장됐을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메타(META) 부사장 겸 AI최고책임자인 얀 르쿤은 지난해 12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AI 위협론’이 과장이며 기우(杞憂)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부 사람은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악용해, 겁먹은 대중이 기술에서 눈을 돌리도록 유도한다”고 했습니다.

막연한 공포를 걷어 내고 기술의 실체와 가치를 올바르게 목도해야 그것을 바르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바르게 깨달아야 지식이 비로소 명확해진다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원리는 AI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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