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 봐주기 의혹 있다면 제가 특검하자고 주장할 것" [尹대통령 취임 2주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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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대야당과 협치 의지를 거듭 피력한 데 이어 야당이 촉구하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특검법에 대해서도 조건부 수용론을 제시했다.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윤 대통령은 전격적인 수용에는 선을 그었으나 사실상 조건부 수용의사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은 협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거대야당과 관계를 단절할 수 없기에 일부 양보 모양새로 협치의 여지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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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계속땐 미래·민생 어둡다"
조국·이준석과도 만날 수 있다
민생위해 국회와 소통 늘릴 것
거대野와 협치 의지 거듭 피력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입법안의 통과를 위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및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만남에도 열린 모습으로 협치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야권에서 강하게 제기하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면서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기존 수사당국의 수사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관련 특검법은 수용 불가함을 거듭 강조했다.
■尹, 조국·이준석에도 열린 반응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국·이준석 대표와의 만남 여부에 대해 "어떤 정치인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늘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협치'에 대해 윤 대통령은 "첫술에 배부를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이후 다양한 야권 지도자들과 만나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념과 노선, 정책 등 면에서 이질적인 여야가 단박에 협치를 이루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수시로 야당 지도자들과 소통을 통해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주목하는 야당과의 협치분야는 특히 민생 관련 입법이다. 주로 금융지원을 비롯해 복지분야 및 정부부처 신설 등을 위해선 반드시 입법지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민생이슈 실현을 전제로 초당적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과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게 아이돌보미 국가자격제도를 도입하는 '아이돌봄 지원법',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등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처리돼야 할 과제다.
윤 대통령은 "지금 바로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면서 "정작 할 일은 뒤로 미뤄놓은 채 진영 간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되면 나라의 미래도, 국민의 민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채 상병 특검법 조건부 수용 언급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윤 대통령은 전격적인 수용에는 선을 그었으나 사실상 조건부 수용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절차를 일단 지켜본 뒤 그래도 부실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때 특검을 하자는 것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검법 카드를 내민 다수 야당을 겨냥, 정치공세임을 에둘러 강조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수사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국민들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당장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앞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도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할 수 있겠느냐, 수사를 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은 협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거대야당과 관계를 단절할 수 없기에 일부 양보 모양새로 협치의 여지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야권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요구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어떤 면에선 정치공세이고 정치행위"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서영준 전민경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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