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기후위기 시대, `바다의 날` 의미 되새겨야

안경애 2024. 5. 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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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원장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기상청이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남부지방의 긴 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이어진 여름철 집중호우, 3월과 9월의 이례적인 고온 현상, 겨울철 장기간 지속되는 북극한파 등 양극화된 날씨의 특징을 보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기후예측센터의 분석 결과도 이 같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봄철의 동해 평균 해면수온이 평년(1991~2020) 평균보다 1.8℃가 높은 10.0℃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봄철 수온으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최근 40년(1981~2023)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전 지구 평균 봄철 해면 수온도 상승했다. 30년 전인 1993년에 비해 약 0.51℃ 상승했다.

기상현상은 바다와 대기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기후의 주요 요인인 물, 이산화탄소, 열을 대기보다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바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연구선, 인공위성, 무인로봇, 지구시스템 모형, 인공지능(AI) 등 첨단 해양과학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종합 해양연구기관인 KIOST에서 최근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주제도 바로 '기후변화'이다. 지구상의 에너지와 탄소 순환을 모사하는 지구시스템 모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1850년부터 현재까지 바다의 상태변화를 재현하고, 온실기체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해양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UN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기후 변화 평가보고서에도 수록되었다.

또한, 전 세계 30여 개 나라가 함께 하는 '국제해양관측프로그램(Argo)'에 참여하여 해양관측 자료를 '글로벌자료센터(GDAC)'에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지역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양관측 자료를 비롯한 방대한 양의 해양 빅데이터는 국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KIOST는 해양디지털자원부를 별도로 설치하여 해양 데이터자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해양 재난의 선제적 관리와 대응을 위해서는 연구 인프라와 함께 빅데이터 및 AI 등 최첨단 기술을 융합하여 해양예측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도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감시, 예측하고자 지난해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올해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조직 내 '기후환경국제전략팀'을 신설하고 '해양 기후변화 감시 예측 관련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등 기후 대응업무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바다는 우리에게 휴식의 공간, 식량자원의 제공처 정도의 의미로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바다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정부가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지정하고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것도 인식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올해 '제29회 바다의 날 기념식'은 수도권 해양레저관광 거점 도시인 화성시에서 개최된다.

바다는 생명의 요람이자 자원의 보고이며, 인간에게 휴식을 선사하는 쉼터인 동시에 인류 최대의 난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바다의 날'을 맞아 바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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