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논란에 '사과' 첫 언급 …"도이치 특검은 정치공세"

우제윤 기자(jywoo@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4. 5.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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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분야
채상병 특검도 거부권 시사
"수사·재판 납득 안되면
내가 먼저 특검하자고 할 것"
호주대사 이종섭 임명 논란
"고발됐다고 인사 안하면
공직인사 대단히 어려워져"
"野 한번 만난다고 협치 안돼
조국·이준석 대표도 만날것"

◆ 尹 취임 2주년 회견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해병대 채상병 사건 특검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김 여사 특검법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야권과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한 데 이어 야당과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9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지난 2월 KBS와의 특별대담에서는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간접적인 유감만 표명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은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며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고 나아가 수사에도 협조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의 김 여사 특검법 재추진에 대해선 비판적 태도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특검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이런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이치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특검의 어떤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그냥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니냐,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에둘러 야당을 비판했다.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대민 지원 작전 중에 이렇게 순직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도 안타깝고 참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또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진상 규명이 엄정하게 이뤄져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수사 관계자들이나 향후에 재판을 담당할 관계자들 모두 저나 우리 국민 그리고 채상병 가족들과 똑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 규명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 당국에서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설명할 것인데 그걸 보고 국민들께서 이것은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사건 관련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을 하는 정부 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수처에 많은 사건이 고발돼 있다. 정치인, 장관 중에도 공수처에 고발된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공직인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다만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에 따라 야당과 협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에 앞선 국민보고에서 그는 "국민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데는 저희의 힘과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야당과 협치에 대해서도 "정부가 민생을 위해 일을 더 잘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에도 협조를 적극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이 우리에게는 하이타임(High Time)"이라며 "할 일을 미뤄놓은 채 진영 간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되면 나라의 미래도, 국민의 민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은 "협치라고 하는 것이 한술 밥에 배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났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확 바뀌고 협치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정치인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늘 열어놓겠다"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도 만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우제윤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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