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바오가족의 메시지

2024. 5. 9. 17: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얼마 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많은 사람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은 판다들을 결국 떠나보내는 것이 맞는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결정은 아닌지 묻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과 판다라는 생물종의 번식과 보전에 대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많은 사람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은 판다들을 결국 떠나보내는 것이 맞는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결정은 아닌지 묻는 내용이었다. 헤아려보면 그럴 만도 하지만 우리가 판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남다른 애정만 말할 수는 없다. 지구인으로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보전을 위한 실천을 우선시해야 하되, 관심과 사랑은 뒤따라오는 보너스 같은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거대하고 특별한 애정에 가려진 듯한 멸종위기 동물의 보호와 보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때인가 보다.

자이언트판다는 멸종위기 동물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 기준에 따르면 자이언트판다는 현재 '멸종 취약(Vulnerable·VU)' 동물로 분류되어 있다. 이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가장 위협적인 요인은 지구온난화다. 판다는 일정 기간을 제외하고는 군집에서 벗어나 단독 생활을 하는 종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대나무 숲의 면적과 위치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판다는 본래의 서식지를 떠나 이를 따라 이동하기 어렵다. 또한 대나무는 다른 식물에 비해 기후변화에 취약하고 적응 속도가 매우 느리다. 따라서 기후변화 과정에서 사라지는 대나무종이 꽤 많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대나무를 먹으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판다에게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대나무 숲의 소멸위기는 결국 대나무를 먹고사는 판다의 멸종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렇듯 기후위기는 판다뿐만 아니라 생물종의 환경 조건에 큰 영향을 준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종은 멸종하게 됨으로써 생물다양성 감소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로 판다가 멸종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나의 생물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한 생물종의 멸종은 그와 상호작용을 하는 또 다른 생물종의 멸종을 가져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생태계 균형을 흔들리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과 기후 같은 인간의 생활환경, 먹거리 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더 나아가 생물종 멸종의 원인을 따라가보면 우리의 삶이 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니까 우리가 판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단순히 판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곧 생물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생물다양성을 이해하고 자연을 보전하며 사람과 조화를 이루어 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과 판다라는 생물종의 번식과 보전에 대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판다에게 쏟은 애정만큼 다른 멸종위기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것이 바로 바오가족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지구에 사는 생명체로서 기후위기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바오가족을 위해, 자이언트판다를 위해, 아니 우리 모두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지구를 지키기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 오는 5월 22일은 유엔이 제정한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송영관 에버랜드 사육사]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