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자율주행차 대신 로봇 연구 집중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10년간 공들여 온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서 손을 뗀 가운데 삼성전자도 자율주행차 알고리즘(소프트웨어) 선행 연구를 중단한다. 삼성전자는 상용화 전망이 불투명한 자율주행 대신 미래 먹거리 기술인 로봇 연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선행 연구를 담당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이날 연구 과제에서 자율주행을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SAIT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연구에 투입했던 개발 인력을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로 전환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비롯한 미래 로보틱스 연구를 진행한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산하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도 현재 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진행하지 않아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의 자율주행 관련 연구는 사실상 중단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신청 이유를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인공지능·딥러닝이 결합된 차세대 센서 지능형 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자율주행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5년 후인 지난해에는 SAIT가 중심이 돼 개발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으로 경기도 수원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200㎞ 구간을 '운전자 무개입 주행'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악천후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실현을 위해 필요한 선행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센서에 더해 자율주행차용 '두뇌'까지 개발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히며 전장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선 다른 빅테크들처럼 삼성전자도 최근 전기차 시장의 위축과 기술 난도라는 '암초'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도 지난달 애플카를 개발해 온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 해산을 결정했다.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진행해 온 애플은 10년 만에 자율주행 관련 R&D를 멈췄다. 대신 애플은 인공지능(AI)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AIT는 그간 자율주행 연구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에 투입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로봇 기술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 삼성리서치도 활발히 로봇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가운데 SAIT도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에 가세하면서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에 시너지가 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산하에 로봇센터를 운영 중인 삼성리서치는 지난해 미국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로봇 전문가인 권정현 매니저를 상무로 영입했다. 권 상무는 삼성리서치 로봇센터의 로봇 인텔리전스팀을 진두지휘하며 로봇의 자율주행 기술을 중점 연구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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