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고 깔리고’…잇따른 봄철 농기계 사고 경보

김은진 기자 2024. 5. 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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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최근 4년간 309건 사고 발생
나홀로 작업 많아 초기대응 난항
농업인 대상 교육·환경 조성 필요
농촌진흥청 “안전 장치 개발중”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 지난 2월14일 오후 1시20분께 포천시 일동면에서 70대 농부 A씨가 운행 중이던 경운기가 농가 마당쪽으로 넘어졌다. 사고 당시 마당엔 또 다른 농기계가 있었는데 경운기가 그쪽으로 넘어지며 A씨의 목 등 신체 부위가 경운기와 농기계 사이에 끼였다.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2. 지난해 3월28일 오후 8시40분께 남양주시 조안면의 한 비닐하우스 농장에서도 70대 농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콤바인은 수확한 곡물을 탈곡한 다음 자루나 통에 쏟아주는 농기계인데, 사고 당시 B씨는 혼자 작업하다가 기계에 몸이 끼었다. 하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는 탓에 조기에 구조되지 못했고 결국 사망했다.

봄철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경기도내 농촌지역에서 농기계 사용이 급증하면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농업지역의 특성상 작업 장소가 주로 병원과 멀리 떨어져 있고 혼자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년~2023년) 도내 농기계 사고 발생 건수는 총 309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이들은 195명에 이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84건, 2021년 52건으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2022년 65건, 2023년 108건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봄철 수확기가 시작되는 2월부터 6월까지 사고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농번기에 발생한 사고 건수는 150건으로, 전체 사고의 48.5%에 달한다.

이 중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농기계 사고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단독사고가 168건(84%)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기계 대 차량 19건(9%), 농기계 대 사람 12건(6%) 등이다. 사고 원인으로는 전도·전복 61건(30%), 끼임 51건(25%), 깔림 24건(12%), 교통사고 23건(11%) 순이었다.

한국농업기계학회 관계자는 “농업인들은 보통 혼자 작업하기 때문에 사고 시 대처가 늦어지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농업인들에 대한 안전 교육과 함께 작업 여건이 안전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현재 각 지자체와 연계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기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고 발생 시 농업인들의 안전을 위한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연구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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