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도 뛰어들었다”…10년 뒤 5조 시장 될 ‘꿈의 기판’ 사업 주목
‘꿈의 기판’이라고도 불리는 유리기판은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한 AI 반도체 시장에서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는다.
삼성전기는 올해 유리기판 파일럿(시범) 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어 내년에는 파일럿 라인에서 유리기판 시제품을 만들어 2026~2027년 양산을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달 20일 정기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유리기판 기술 개발을 내년 말까지 끝내고 고객사와 협의해 2026~2027년에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4’에서 유리기판 실물을 공개하기도 한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유리기판 공동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삼성전기가 내년에 선보일 유리기판 시제품에 업계의 이목이 더 집중되는 이유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총에서 “미국 대형 반도체 회사를 중심으로 유리기판에 관심이 많다”며 “LG이노텍도 유리기판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주요 고객사인 북미 반도체 회사를 통해 유리기판 사업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리기판 사업에서 선두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인텔이다. 인텔은 이미 10년전부터 유리기판 관련 선제 투자를 단행했고, 오는 2030년까지 총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유리기판 상업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국내에서 발빠르게 나선 곳은 SK그룹 계열사인 SKC다. SKC는 지난 2021년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와 유리 기판 합작사 앱솔릭스를 설립했다.
SKC는 슈퍼컴퓨터(HPC)용 유리기판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유리기판 양산에 착수, 오는 2025년 유리기판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반도체 유리기판 공장 ‘조지아 1공장’을 건설했다. 대량생산을 위한 조지아 2공장 설립 역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가 급부상하면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필수로 떠올랐는데,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유기 소재’ 기판은 열에 약해 기판이 휘는 현상인 ‘워피지(Warpage)’가 자주 발생해서다.
반면 유리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대형 사각형 패널로의 가공성이 우수해 초미세 선폭 반도체 패키징 구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중간 기판이 필요 없어 기판 두께를 줄이기 쉽고 패키징 영역의 다른 소재에 비해 전력 소비 역시 약 30% 적은 것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유리 자체의 매끄러운 표면과 높은 내화학성으로 인해 밀착력이 낮아 금속과의 접착과 이를 유지시키는 것이 어렵고, 제조단가가 높다.
무엇보다 외부 충격에 쉽깨 깨질 수 있는 유리 소재 특성상 수율(제조품 중 양품 비율) 제고를 위한 기술과 공정 개발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유리기판 시장이 초기 형성되는 모습”이라며 “결국 부품업체 중 어디가 더 빠르게 수율을 잡느냐에 따라 유리기판 시장에서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의 규모는 올해 2300만달러(한화 약 311억원)에서 오는 2034년까지 연 평균 약 5.9%의 성장을 거듭해 42억달러(약 5조6826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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