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interview] “좋아하는 축구가 직업이 되는 건 행운이죠” 양송희 연맹 팀장이 말하는 축구계 실무와 조언 (2편)

포포투 2024. 5.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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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양송희 홍보팀장은 사랑하는 일을 잘하고픈 열정으로 새로운 환경에 계속 도전했다. K리그 구단 직원과 PL 팀 스토어 직원을 거쳐 이제 K리그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다. “축구를 일로 대한 후에도 싫었던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꾸준한 축구사랑으로 축구 산업에 도전해온 양송희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을 만났다.


인천-런던-프로축구연맹으로 이어지는 양송희 팀장의 숨 가쁜 도전기를 함께한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다양한 환경에 있던 양송희 팀장이 경험한 축구 홍보 이야기와 축구계 취업을 원하는 이들 및 K리그 팬에게 전하고픈 말을 담았다. 축구 관련 직업을 갖고픈 사람은 많아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정보는 아직 제한적이다. 양송희 홍보팀장이 이야기한 축구계 실무와 취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 마음가짐이 축구를 진로로 생각하는 독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라며 인터뷰 2편을 연다.


# 현직 K리그 홍보팀장이 말하는 ‘축구계 종사자의 희로애락’


축구팬들은 화려한 선수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나 영상을 보고 경기장을 찾지만, 그런 팬과 축구 사이의 접점을 만드는 건 홍보팀의 몫이다. 인천 홍보팀을 거쳐 연맹 홍보팀장이 돼 국내축구 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양송희 팀장은 ‘축구 홍보’라는 큰 틀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구단 직원부터 연맹 팀장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실무를 겪어온 그녀는 “일이 많고, 바쁘고, 고생하면 그만큼 보람도 많다”고 한다.


-구단과 연맹을 거치며 많은 홍보 업무를 담당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홍보 업무는 무엇이 있을까요?


연맹에 입사했던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개막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축구 경기를 안 하니 기자 분들도 기사를 쓸 소재가 없었고, 저희 홍보팀도 홍보할 거리가 없었다. 그래서 매주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기획 기사 형식의 보도자료를 쓰곤했는데 주로 옛날 기록이나 선수 관련 재밌는 데이터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나중에 소재가 너무 고갈되다보니 K리그 형제 특집, 세리머니 특집, 공인구의 역사까지. 당시 개막하기 전까지 거의 보도자료 공장처럼 보도 자료를 썼던 기억이 난다. 너무 힘들었지만, 또 좋은 훈련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본인이 생각할 때 성과가 있었다고 꼽는 홍보 활동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맹 홍보팀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미디어 정례 브리핑을 한다. 브리핑 주제는 매번 바뀌는데 K리그 각종 기록, 연맹 주요 사업, K리그 이슈 등을 소개하고 있다. 매주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브리핑을 통해 매주 기자 분들을 만나 소통하고, 또 K리그에 긍정적인 기사가 많이 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지난해 K리그 경기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양송희 팀장-본인 제공)


-K리그 홍보팀장으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을 듣고 싶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김포, 천안, 충북청주 등 K리그에 신생 구단들이 생겼다. 김포가 2022년, 천안과 충북청주가 2023년부터 K리그2에 참가하고 있는데 해당 팀들이 프로화 되기 전부터 계속 홍보팀과 소통하며 K리그 홍보에 대해 알려줬다. 경기장 미디어 시설과 동선부터, 홈경기 당일 업무까지 하나하나 알려주고 개막 후에는 타 구단 홈경기를 같이 동행해서 어떻게 미디어 운영을 하는지 보여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 미디어 운영을 잘 하고 있는 신생 구단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나 역시 구단 홍보팀 출신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 일로서의 축구, 축구 산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최근 K리그에서는 전례 없는 흥행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성과가 나와야 반짝 흥행이 가능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축구를 즐기는 문화 자체가 커간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한 흐름에 맞춰 축구계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양송희 팀장은 인터뷰 막판 축구계 취업 선배로서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남기고 경험을 공유했다. 관심 분야를 일로 대하면 고민이 커질 수 있음에도, 양 팀장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 삼은 건 행운”이라며 축구계를 꿈꾸는 사람들을 긍정했다.


-인천, 프로축구연맹에서 모두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셨습니다. 많은 분야 중 홍보 쪽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천에 입사했을 땐 구단에서 홍보팀에 배정해 줬다. 평소에 글 쓰는 걸 좋아했다. 홍보팀에선 보도 자료를 많이 써서 일이 잘 맞았다. 또한 사람들 만나는 걸 꺼리지 않아서 그런 면에서 적성에 맞았다. 연맹에 입사하고 다시 홍보팀으로 간 덕분에 잘하는 일을 하는 것 같다. 홍보팀 업무가 글과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향에 맞았다.


(양송희 팀장은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구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본인 제공)


-축구 홍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글을 기자나 작가만큼 잘 쓰진 않아도 되지만, 기본적인 글쓰기 스킬은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를 많이 쓰기 때문에 그렇다. 사람들 만나고 상대하는 걸 너무 싫어하는 내향적인 사람이면 홍보 일이 힘들 수 있다. 기자분들을 만나고 일에 관계된 분들과 연락도 주고받아야 하다 보니 그런 일을 꺼리지 않는 게 좋다. 주말에 무조건 연락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라는 건 생각보다 고충이다.


특히 주말에는 K리그가 열리는 시간대에 영화관에서 영화도 잘 안보게 된다. 영화관에 있는 동안 연락이 올수도 있으니까. 또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엔 친구들과 놀러 가도 노트북을 들고 간다. 그런 게 축구 관련 일을 하면서 감내할 몫인 것 같다. 시즌 중에는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축구’ 취준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같은 진로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해줄 조언 혹은 가장 필요한 활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에는 축구 취준생을 위한 활동이 많이 생겼다. 연맹에서 하는 축구산업아카데미도 있고, 구단이 여는 대외활동도 많다. 그런 경험을 하는 게 너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구단이 무슨 일을 하는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구단 직원과 안면을 트는 건 물론 대외활동을 하는 학생끼리도 나중에 업계 동료가 돼 현장에서 만날 수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가고픈 구단이나 단체가 있다면, 매일 홈페이지나 SNS를 보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는 등 계속 구단이나 축구계의 동향을 체크하는 등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취미였던 축구가 이제는 직업이 됐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도 있었을 텐데 이겨내는 노하우를 알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분야를 일로 대한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축구가 좋아서 업계에 왔지만, 현실에 실망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러나 저는 일을 하면서 축구가 더 좋아졌다. 예전엔 바깥의 관람자였다면 이젠 안쪽으로 들어온 건데, 이전에 팬의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게 보인다. 멋있던 선수와 감독도 가까이서 보면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과 동료로 만나는 게 재밌다.


다른 직업을 가져보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이니까 스트레스는 받는다. 그러나 그런 스트레스를 축구라서 받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일을 하고 축구가 싫었던 적은 없다.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으로서 K리그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거창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저는 K리그에 긍정적인 기사가 많이 나오게 앞으로도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게 제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K리그를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 분들께 말씀드리고픈 가장 큰 장점은 K리그에 구단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와 가까운 곳 어딘가에는 구단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K리그를 접하기 쉬운 환경이니까 지역에 있는 팀에 관심을 갖고 K리그를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축구 업계에서 다양한 환경을 거쳐 온 양송희 팀장의 경험과 조언을 들어봤다. 그녀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좋아해서 선택한 일이니 축구, K리그 일을 오래 하고 싶다”는 답을 남겼다. 김남일을 좋아하는 소녀였던 그녀는 이제 그때의 자신과 비슷한 축구팬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어린 시절 자신처럼 축구계를 진로로 원하는 사람들에게 양송희 팀장의 진심이 닿기를 바란다.


콘텐츠 제작='IF 기자단' 3기


글= 박현일, 김지윤


사진= 이정유


자료 조사= 곽성호, 이동우


현장 취재= 이정유, 이동우, 조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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