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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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그의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들어서자 곳곳에 내걸린 노란색 바람개비가 방글방글 돌며 손님을 맞았다.
노무현재단은 9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을 23일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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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그의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들어서자 곳곳에 내걸린 노란색 바람개비가 방글방글 돌며 손님을 맞았다. 마을주차장 근처 주택 담벼락에는 환하게 웃는 노 전 대통령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1973년 결혼해서 살았던 신혼집이었다. 벽화 밑에는 ‘야! 기분 좋다’라고 큰 글씨가 적혀 있었다. 노 대통령이 2008년 2월25일 퇴임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환영객들 앞에서 외쳤던 말이다.
마을 안쪽으로 걸어가자, 노 대통령이 8살 때까지 살았다는 초가집 앞마당에 흰색과 분홍색으로 어우러진 작약이 활짝 펴서 손님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노 대통령 묘역 들머리에는 그를 추모하는 시들로 채워진 시벽이 올해도 어김없이 세워져 있었다.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이지만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들머리에는 ‘노무현 기념관’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임시방편으로 걸려 있었다.
묘역에는 국화꽃을 들고 와서 참배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5월 봉하마을은 모두가 노무현이었다.
노무현재단은 9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을 23일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연다”라고 밝혔다.
노무현재단은 올해 추도식 주제를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로 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12월6일 프랑스 소르본대학 초청을 받아서 방문했을 때 “역사는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바로 내일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라고 연설했는데, 여기서 따온 것이다.
추도식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였던 송기인 신부가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또 명계남 배우가 시민대표로 추도사를 한다. 명씨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일꾼을 지냈고, 봉하마을을 오가며 살다가 노 대통령 서거 다음해인 2010년 봉하마을 근처로 아예 이사를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일반시민들이 참여해서 만든 ‘150인의 시민합창단’ 헌정공연도 열린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서울시의회에서 봉하마을까지 675.45㎞ 거리를 7개 구간으로 나눠서 23일 동안 걸으며 민생을 체험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국토대장정단’은 이미 지난 1일 출발해서 23일 추모식 당일 봉하마을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오는 18일 부산역과 울산역에서도 각각 순례단이 출발한다.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은 특별전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을 9월1일까지 연다. 서울 노무현시민센터는 아카이브 체험전 ‘내일의 역사, 비전 2030’을 다음달 30일까지 연다. 세종(18일), 부산(11일), 대구(6월1일), 광주(20~26일), 울산(18~19일), 경남 거제(19일) 등에서도 추모문화제를 연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살았던 ‘대통령의 집’은 이달 말까지 주말마다 예약없이 누구나 들어가서 둘러볼 수 있다.
차성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단장은 “특별전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은 올해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인연,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을 향한 노무현 대통령의 존경심을 전시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재단은 추도식 당일 추모객 안내와 추도식장 질서유지를 위해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18일 서울~봉하마을을 왕복하는 봉하버스를 운행한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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