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만 늦어도 역사는 바뀌었다"…익산시의 '코스트코 유치' 비사

박기홍 기자(=익산) 2024. 5. 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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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안 되겠다. 이러다 다른 지역에 빼앗기겠어".

코스트코 코리아 점포 유치를 놓고 호남 3~4개 지자체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었던 2023년 4월경에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김진만 대외협력보좌관에게 급하게 전화를 돌렸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당시 어떤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코스트코를 유치하겠다고 결심이 섰다"며 "30분만 늦었어도 코스트코 '익산점 유치' 스토리는 쓸 수 없는 역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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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율 익산시장 파격 제안에 감동한 코스트코 '입지 교체'

"도저히 안 되겠다. 이러다 다른 지역에 빼앗기겠어…".

코스트코 코리아 점포 유치를 놓고 호남 3~4개 지자체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었던 2023년 4월경에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김진만 대외협력보좌관에게 급하게 전화를 돌렸다.

코스트코 익산점 유치를 위해 '투자유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코스트코 코리아 경영진에 제안하고 적극 유치하라는 엄명이었다.

▲호남권 첫 코스트코 유치로 익산 왕궁이 들썩인다. 사진은 정헌율 익산시장이 9일 기자 간담회를 하는 모습 ⓒ익산시
곧바로 코스트코로 달려간 김진만 보좌관은 백방으로 물색하다 간신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코스트코 임원진을 만날 수 있었다.

익산시의 제안을 받은 코스트코 측은 깜짝 놀랐다. 코스트코 측은 당시 다른 지역 입점을 결정하고 고위직이 미국 본사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엉겹결에 깜짝 제안을 받은 코스트코 코리아 고위직이 직접 정헌율 시장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다.

"보좌관의 제안이 사실인가요?"

"그렇습니다. 익산으로 오시지요."

호남의 다른 지자체로 가려 했던 코스트코 익산점은 막판에 이렇게 결정되었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9일 '호남권 첫 코스트코 익산 입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비사(秘史)이다.

정헌율 시장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코스트코 고위관계자는 익산시의 제안에 깜짝 놀라며 감동했고 곧바로 각종 서류를 '익산'으로 바꿨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김진만 보좌관의 보이지 않은 역할이 컸다는 게 익산시정 안팎의 정설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당시 어떤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코스트코를 유치하겠다고 결심이 섰다"며 "30분만 늦었어도 코스트코 '익산점 유치' 스토리는 쓸 수 없는 역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의 결단에 다행히 익산시의회도 관련 조례 개정 등에 신속한 대응에 나서주었고 시민·사회단체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의견과 질문을 청취하고 있다. ⓒ프레시안
사실 정헌율 시장의'혁신적 결단'은 매년 인구가 수도권으로 빨려 나가는 지방의 현실을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굳어졌다.

어떤 정책도 먹혀들지 않아 '백약이 무효'인 익산시의 인구 유치를 위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던 것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알아보니 당시까지 제조기업 유치를 위해 준 보조금이 1조원이었다. 그중에서 시비만 3000억원이나 됐는데 그 결과가 무엇인가. 인구는 계속 빠져나가고 있지 않은가"라며 "그래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인구 유치와 정주인구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주는데 왜 굳이 제조업만 줘야 하느냐고 생각해 유동인구와 생활인구 확대에 도움이 되는 유통업체까지 확대해야 하겠다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코스트코 익산점과 같은 앵커시설이 들어오면 파급효과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트트코 코리아는 신규 채용 100명을 포함한 200명의 직접적인 고용과 간접적인 고용까지 포함하면 1000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 익산점이 입점할 익산시 왕궁면의 입점부지 항공사진 ⓒ익산시
정헌율 익산시장의 관심사는 이제 △지역민 우선 채용 △지역 우수제품 입점 △지역사회 공헌 등에 쏠리고 있다.

정헌율 시장은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 만큼 익산점 개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TF팀을 주축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대형 유통기업인 코스트코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헌율 시장은 "전국에 18개 코스트코 점포가 있지만 익산점 개점을 통해 얻을 것은 반드시 얻어야 한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 육성 등 지역상생을 위해 최소한 전국 18개 점포의 평균치 이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소한 평균 이상'이라는 말에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정헌율 익산시장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박기홍 기자(=익산)(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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